땀 찬 호흡
힘겨웠던 지난날들을
들며 나며 쓴다는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사람마다 매일 옷을 갈아입지만 인생의 단 한번 입을 옷을 선택하라면 망설이지 않을 사람이 몇 있겠나. 매일 매일 글을 쓰면서 망설여졌던 옷쟁이 나철여 브런치북이 그랬다.
브런치북을 엮기 위해 그때로 돌아가는 일은 다시 옷 파는 일을 하는 것처럼 쉽지 않았다.
쓰면서 깨달았다.
그땐 어떻게 했을까 철들지 않아 실패했다는 말보다 철없어서 성공했다는 궤변을 나열하고 있다는 걸.
간혹 댓글이 달리면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었다.
그냥 흘려보냈을 수도 있었던 실화들 중에는,
'내가 그랬다고?' 하며 바로 뒤에서 까꿍 하며 튀어나올 것 같은 고객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젠 말할 수 있다.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 갑과 을의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27년간 한결같이 옷쟁이 옷을 입었던 그때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한참 훗날 이 글을 읽을 그날에 똑같은 말을 하고 있을 거 같다.
모지스 할머니를 쓴 책 속에 이런 글이 있다.
모든 축제는 그림이 된다.
이렇게 변하다니 ㆍㆍㆍ,
그때는 전기스토브도 없었고 슈퍼마켓도 없었지만 행복했지요.
그리고 나도 행복했다고.
땀 찬 호흡 식히며 주어진 내 숨만큼은 잘 살아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