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손님들

by lightjc

전집 확장한 지 두 달 후.


진아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세진이 당분간 나올 수 없게 되었고, 며칠 전에는 쌍둥이들이 복학했다. 그녀들이 입던 빨간색, 파란색 옷들만 주인 잃어버린 강아지처럼 한쪽 구석에 퍼져있다. 알바생을 더 고용했으나, 주양직은 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불만이다. 결국 하나가 그만두었는데 양직은 ‘제가 두 몫 이상 하니까 괜찮아요, 괜찮아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며칠 못 주던 택시비 봉투를 주었는데 두 손으로 공손히 받던 양직이 내용물을 꺼내보더니 빈 봉투를 테이블에 탁탁 치며 ‘요새는 색깔이 왜 이래’ 라며 퇴근한다.


오늘은 좀 늦는다더니 2시간이나 늦게 출근했다. 어딜 다녀오는지 옷을 깨끗하게 입었는데, 뭔가를 생각하는 듯 말없이 오픈 준비를 한다. 곧이어 손님 두 분이 들어온다.


“저기도 전집이던데, 이 집이구만”

자리를 잡은 손님들은 가방만 내려놓더니 주문도 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양직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오늘의 실전’ 메뉴인 김치전 몇 개를 전해주자 맨손으로 다 집어먹은 한 남자가 또 없냐는 표정으로 양직을 쳐다보다가 ‘물 좀 주세요’라고 한다. 반죽을 하던 양직이 신경질적으로 쳐다보는데 밖에서는 다른 한 명이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있다. 양직이 장갑을 벗고 나가자 물 달라고 했던 사람이 지하로 내려간다.


“사장님, 지하는 아직 오픈 전입니다”

“아니, 잠깐만 보려고요, 여기 막걸리통 멋있다고 해서”

“아, 예 조금 있다가 막걸리 분수 보여드리겠습니다. 오픈 후예요”

“아니 아니, 잠깐 내가 좀 볼 일이 있어서……”

손님 하나와 인태가 실랑이를 하는 사이 밖에서는 다른 한 명과 양직이 큰 소리로 다투는 중이다.


“들어온 지 15분이나 지났는데 주문은 안 하고 공짜 전이나 먹고, 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야!”

“이러니 이러니 장사가 안 되지, 서비스 마인드가 꽝이야. 아래 새로 오픈한 태양영웅전인지 하는 데는 서비스도 푸짐하고 인사성도 밝더구먼”

“그래서 어쩌라고! 안 먹을 거면 나가시라고!!”

“당신이 사장인가? 사장님 좀 뵙고 싶은데”


인태가 뛰어나가자 밖의 사람이 말한다.

“이 건물 전체가 경매 들어갔어요. 사장님이 여기 1층 하고, 지하 1층 임차하셨죠? 보증금하고 월세가 어떻게 되나요”

“경매라니요? 여기 들어온 지 반년도 안 됐어요. 지하 임차한 지는 이제 두 달 지났다고요!”

그가 명함 하나를 건네주며 말한다.

“궁금한 게 많으시죠. 저희가 법원 근처에서 경매 컨설팅 하고 있습니다. 한번 방문하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사장님 자금 좀 있으신가요. 임차인이 건물 낙찰받는 경우도 꽤 많아요. 필요하면 낙찰대금 대출도 소개해 드릴 수 있는데”


조금 전까지 시끄럽던 주양직은 벽에 기댄 채 바라보기만 한다.


“보증금 받으려면 채권신고 늦지 않게 하시고요. 근데 얼마나 건질지 모르겠네”

“얼마나 건진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은행 담보는 절반밖에 안 잡혔는데”

“자세한 건 상가주인 분하고 얘기해 보시고…근데 여기 주인분이 돌아가셨다는데, 김화중 씨…… 상속인은, 한번 알아보셔야지? 당사자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추 다 봤으면 가자”


지하 노래방에서 올라온 사람이 가방 두 개를 챙겨 나온다. 인태가 연신 부르는데도 이들은 빠르게 걸어간다. 양직이 담배 하나를 들고 골목길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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