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공모 분야와 주제 찾기
넓은 공모전의 바다로 들어섰지만 어디다 닻을 내리고 자리를 잡아야 할지는 막막할 것이다. 내가 어떤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지도 모르니 여러 번의 시행착오는 필수다.
나 역시 처음에는 사진, 네이밍, 표어나 슬로건, 영상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하지말 기술이 부족하니 될 리가 없었다. 게다가 그런 분야는 전문가들이 무수히 많다. 게다가 디자인은 죽었다 깨도 못한다. 이렇게 자신의 한계를 빨리 파악하고 포기가 아니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진, 영상, 디자인이 아닌 분야의 공모전도 아주 많다. 안 되는 걸 붙들고 남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조금 자신 있는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는 쪽이 더 많은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나는 떨어지고 붙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 발견하게 되었다. 일단 사진과 영상은 기술적인 능력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데 나는 정말 곰손이었기에 사진이나 영상의 비중이 높은 공모전은 점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사진의 질보다는 스토리가 중요한 경우에 참신한 스토리가 있다 싶으면 일단 도전했다.
아이디어의 경우 종종 1차는 기획안이나 서류로 심사하고 2차에는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실제 발표를 하는 경우가 있다.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하면 덜컥 겁부터 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발표는 어찌 하겠는데, 근사한 자료를 만들어내가 힘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ppt를 만드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떻게 해도 허술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요즘에는 간단하게, 완성도 높은 작업이 가능한 사이트들이 아주 많다. 대표적으로 몇 군데를 소개하면 미리 캔버스, 캔바 등이다. 요즘에는 템플릿을 예시로 보여주고 간단히 덮어쓸 수 있을 정도로 해 주기도 해서 어려워하지 말고 직접 시도해 보자. 처음 느꼈던 불안이 무색할 정도로 간단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자주 쓰는 미리캔버스로 들면 요소에서 그림을 불러올 수도 있고, 수십, 수백 종의 다양한 서체를 저작권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요즘은 무료 서체가 많아져 각각 설치해서 쓸 수도 있지만 서체에 따라 상업적 이용이나 사업자는 불가하다는 등의 세세한 부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는 쪽이 좋다.
다만 서체나 요소 등의 일부는 프리미엄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번 연습을 해 보면 굳이 비용 지불 없이 만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터, 카드뉴스, PPT 만들 수 있는 사이트
미리캔버스 (https://www.miricanvas.com)
캔바 (https://www.canva.com/ko_kr/)
PPT를 만들 수 있는 사이트
감마 (https://gamma.app/)
동영상
캡컷 (https://www.capcut.com/ko-kr/)
*동영상 템플릿이 있어 초보도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공모전은 목적이 있는 글이다
공모전은 다른 글과 달리 ‘목적’을 가진 글쓰기다. 주최 측이 공모전을 을 여는 이유는 정책을 홍보하거나 아이디어를 얻거나 또는 활용 후기나 사례를 모집하기 위해서이다.
시험 문제를 풀 때는 늘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공모전도 마찬가지이다. 공모전을 준비할 때는 주최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단체나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것을 강조하는지 알아보면 좋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나 생각을 그 목적에 맞게 다듬어 가는 것이다. 내가 좋은, 나만 좋은 생각을 정라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에 뽑히기 위에서 쓰는 글이다. 그래서 혹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내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내가 쓴 글이나 아이디어가 주최 측의 의도와 맞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리고 공모전도 유행이나 흐름이 있다. 공모전 분야로서는 기획, 아이디어, 수기는 전통적인 분야이지만 영상이 대세가 되면 숏컷 공모전, 동영상 공모전, 블로그 공모전 등 SNS를 활용한 공모전이 등장했다. 공모전은 ‘뽑히기 위한 글’이라는 성격과 동시에 ‘트렌드’가 있다. 코로나 19가 한창 진행이던 시대의 흐름은 언택트, 비대면이었고, 빅데이터, AI가 등장하면서 요즘에는 이를 활용한 공모전이 아주 많아졌다.
시기를 살피고 틈새를 노리자
공모전도 제철 채소나 과일처럼 시기나 계절에 따라서 흐름이 있다. 공모전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는 연초와 연말이다. 연초에는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여러 지자체나 단체에서도 야심차게 공모전을 시작한다. 그럼 연말에 공모전이 많은 이유는 뭘까? 지자체나 단체에서는 한 해 예산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예산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 공모전을 여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말 공모전을 노려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공모전은 분야나 성격에 따라서 공모 기간이 며칠인 것부터 몇 개월, 1년 상시 등으로 기간이 다르다. 게다가 발표까지 한두 달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문학의 경우는 집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전에 공모전을 열기도 한다.
그런데 연말에 나오는 공모전은 공모 기간이 짧고 발표 기간도 짧은 것들이 종종 있다. 12월까지 발표와 상금 지급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모전에 직접 도전해 보면 알겠지만 사실 공모전을 준비하고 제출하면 마치 복권을 산 것 마냥 기대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몇 달이나 공모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겠는가. 게다가 심사와 발표까지 기다리려면 그 기다림이 지루하게 느껴질 테니 이왕이면 공모 기간이 짧고 발표도 빨리 나는 것이 좋다.
한편,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처럼 공모전에 응모를 했더니 곧바로 내 아이디어와 더 잘 어울리는 공모전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주최 측이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겠지만, 덜컥 양쪽 다 당선이 되는 경우 당선이 취소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같은 아이디어로 여러 곳에 공모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 제출한 곳의 발표가 나기를 기다리자.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공모전에서 떨어진다고 해서 그 아이디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불안과 걱정이 공모전을 가로막는다
공모전 당선 경험담을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면 맨 처음 ‘나도 한 번?’이라는 반응이 가장 많다. 지인들의 경우는 그 사람의 장점과 경쟁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만 ‘공모전에서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경우는 아주 적다.
내가 그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뛰어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닌데, 왜 나는 되고 그들을 되지 않는 걸까?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대표적으로 유형을 구분해서 살펴보자. 가장 많은 유형은 시작도 하기 전에 묻는 사람들이다.
“내가 한다고 될까?”
나는 무조건 일단 하라고. 해 보라고 한다. 된다, 안 된다는 시도를 한 다음의 결과이다. 한다고 무조건 되는 공모전은 세상에 없다. 내정이 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말이다. 확률이 아주 낮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공모전을 권하는 이유는 단 하나, 안 하면 실패도 못 한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맞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글을 잘 쓰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사진을 잘 찍는 사람. 그런데 재능만 있다고 공모전에서 되는 건 아니다. 공모전의 취지에 맞게 의도와 기대효과 등을 잘 정리해야 해서 예상보다 공모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나는 공모전에 수시로 도전하는 사람인데, 공모전에서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번, 꾸준히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예로 경기도가 북부의 이름을 공모하여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 선정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선되신 분이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라디오 경품에도 거짓말로 수기를 쓰거나 경품을 여러 번 타 가는 사람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하던데, 이처럼 공모전은 하는 사람이 계속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또 이렇게 질문한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컴퓨터를 켜고 공모전을 살펴본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이건 해 볼 수 있겠다 싶은 공모전을 찾는다. 이건 되겠다가 아니라 도전은 해 볼 수 있겠다 싶은 것들을 고르는 것이다. 아마도 처음 공모전 사이트에 들어가면 내가 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공모전의 수가 워낙 많고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도전은 할 수 있겠다 싶은 공모전을 찾았다면, 참가신청서를 다운로드 한다. 그리고 이름, 주소, 연락처를 쓴다. 이것까지는 어려운 점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백지 앞에 앉아 이게 될까 라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 것이다. 어차피 해도 안 될거라는 마음을 무찌르지 못하면 쓰지도 못한다.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생각을 두서없이 써내려간다. 그리고 그걸 계속 읽어 보면서 다듬어 가는 것이다. 다음 날에 조금, 그다음 날에 조금 더 이런 식으로 말이다. 여기까지는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면, 이다음 질문은 나도 대답하기 힘들다.
“떨어지면 어떡해? 아니 떨어질 거야.”
공모전을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못한다는 건가? 공모전에 떨어진다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단지 나에게 실패의 경험이 생겼을 뿐. 이미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다면 굳이 공모전을 도전하려는 이유가 뭘까? 수십, 수백 번 떨어질 각오를 하고, 아니 각오까지도 필요없다. 그냥 공모전을 도전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꾸준히 하자. 붙고 떨어지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정말 기대했던 것이 떨어지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뽑히기도 한다. 한편으로 내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스스로에게 준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냥 페이지라도 채우겠다 생각하면서 쓰면 신기하게도 진짜 채워진다
“하고 싶은 데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안 하겠다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잠깐의 시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없고 바쁘다면, 바쁜 일을 열심히 하길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그 정도로 시간이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시작하자. 몇 줄 써 놓고 내일 또 쓰면 된다. 그게 10분이어도 좋고 1시간이어도 좋다. 게다가 어느 정도 써놓은 게 생기면 어떻게든 마무리해서 제출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마감의 힘을 믿어라. 마감은 절박함을 만들어낸다.
공모전 도전을 비장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다.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에서 말하듯이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백만 개가 있어도 구현하지 않으면 그저 사라져버리고 만다. 빠르게 시도해 보고 실패하면 실패의 경험담에서 성공의 키워드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걸 ‘아님 말고’의 정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대신 여기서 전제가 되는 것은 최선을 다해 애써본 다음에야 ‘아님 말고’로 대처하길. 대충해 놓고 아님 말고를 한들 제자리걸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