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분야
공모전의 주요 사이트에 들어가면 공모 분야별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모를 안내하고 있다. 내가 주로 참여했던 공모전의 분야는 다음 중 기획/아이디어와 문학/수기/시나리오 파트였다. 가끔씩 사진 에세이나 영상에 도전해보기도 했지만 내게 더 맞는 부분에 주력하면서 당선 확률도 이 두 분야에서 더 높아졌다. 이번 장에서는 아이디어와 수기 2가지 분야의 공모전에 도전한 실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실전1 - 아이디어 분야
아이디어 분야는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 축제 등 특정한 분야에 맞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주최 측이 공모전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부분으로는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등이 있다. 평소에 ‘이걸 이렇게 고치면 좋을 텐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자주 생각했던 나는 아이디어 분야를 보면서 해보면 좋겠다 딱 와 닿는 게 있으면 그때부터 시작한다.
- 아이디어의 방향성 잡기
공모전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점은 ‘왜 주최 측은 이 공모전을 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거다. 공모전을 주최하는 곳이 어떤 아이디어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공모전 주제와 관련된 사업계획서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예를 들어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이라면 현재 주최 측이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떤 이슈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이 소멸되는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게 필요해서 아이디어를 공모한다는 필요성을 정리해 둔다.
그 다음에는 공모전의 심사기준표를 확인한다. 모든 공모전에는 심사기준이 있다. 공모전 안내에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이디어 심사기준표 예시>
- 실행 가능성 : 아이디어 제안 내용의 구체성, 타당성 등
- 창의성 : 유사 건의와의 차별성, 목적달성 방식의 창의성 등
- 효율성 : 목적 달성도, 제안 추진 시 유용성, 파급효과 등
- 계속성 : 지속적인 추진이 가능한지 여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심사기준에 맞지 않으면 수상할 수 없다. 심사기준표를 보면서 가장 많은 배점을 차지하는 영역도 확인하면서 어디에 초점을 둘지 정한다. 위의 표에 제시된 심사기준을 간단히 살펴보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너무 이상적이거나 실행이 어려우면 채택되기 어렵다. 또 기존에 비슷한 아이디어가 있었는지 차별성을 보는 것이 창의성 부분이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효율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강조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일회적인 아닌 지속적으로 추진이 가능한지도 살펴보면 좋다. 이처럼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심사기준을 항상 생각하다 보면 목적을 향해 가는 데 유용하다. 또한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사 기준을 충족시킬수록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조금씩 구체화 되고, 현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 막막할 때는 일단 쓴다
공모전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는 한데 막상 종이 위에 활자로 쓰려니 막막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그거 생각했는데” “이거 괜찮지?” 않아 부푼 마음을 안고 공모전 참가 신청서를 열었지만 무엇부터 써야 할지 막막해 한다. 그럴 때는 일단 쓸 수 있는 것부터 쓴다.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 칸을 채우고 생각나는 것을 막 쓴다. 그리고 파일명을 당당하게 OOO 공모작품 (20240830) 이라고 바꾼다. 그러고 나면 뭔가 시작한 느낌이 들고 어떻게든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흰 바탕에 까만 글씨로 종이를 채운다는 마음으로 쓴다. 써진 게 없으면 나중에 고칠 것도 없다. 아이디어 물량공세(http://aladin.kr/p/HqU7x)라는 책에서도 처음 아이디어를 생산할 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쏟아내는 양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을까?
① 자신의 경험을 아이디어와 결합 시킨다
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공모전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아무도 내게 하라고 하지 않지만 몰랐던 분야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평소에도 여행이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서 궁금하면 일단 해보거나 만나보는 편이다. 그동안의 경험을 떠올려보니 다 각각 쓸모가 있었다. 여름 휴가로 속초 여행 갔을 때 ‘완벽한 날들’ ‘문우당 서림’ ‘동아서점’을 간 적이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속초 관광 아이디어 공모전에 활용되었는데 바로 바닷가에 책 읽기 좋은 장소를 마련하고, 이 서점들에서 책을 구입하면 그곳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아이디어였다. 지역 서점 활성화와 속초 홍보 두 가지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수상작에 선정되었다.
또 코로나 19로 농촌체험이 어려워졌을 때 공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공모전이 있었다. 아이들과 해마다 가을이 되면 사과 따기 체험을 하러 충북 괴산의 과수원을 찾은 기억이 떠올랐고, 농촌에서 할 수 있는 비대면 체험 키트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전남 장성 한 달 살이나 문경의 시골 빈집에 살아본 경험이 지역 인구 증가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신문 구독처럼 빈집 살이 구독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아이디어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 아이디어의 중요한 원천이었다.
② 때론 공모전을 위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현장 답사를 떠난다
예전에 지역사회발전과 관련하여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어 공공성을 살려 지역을 개발한 사례를 찾는 공모전이 있었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집 근처에 원래 골프장으로 개발하려고 하다가 지역 주민을 위해 공원으로 변경되어 잘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실제 마감을 앞둔 하루 전날 공원에 직접 가 보았다. 현장 답사처럼 방문해서 사진도 찍고, 담당자를 만날 수 있다면 짧은 인터뷰라도 한다면 아이디어가 훨씬 생생해진다.
다른 예로는 지역 특산품을 도시의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플랫폼 ‘상생상회’에서 공모전을 하는데 안국동에 있는 오프라인 상점에 방문해서 물건도 사고, 브로셔를 받아 읽어보면서 공모전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처음에는 공모전에 대한 호기심으로 해보지 않은 경험을 시도했는데 반복되는 일상에서 공모전 덕분에 의도적으로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신선한 즐거움을 얻게 된 것 같다.
③ 신문, 잡지, 책, 뉴스레터, SNS 등을 참고한다
때로는 내가 전혀 잘 모르는 분야의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동 정책 영향평가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이 그런 경우였다. 이럴 때는 공식 홈페이지의 자료실에 있는 전문적인 보고서나 논문, 신문 등이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신문기사는 정제되어 있고 설명이 간결하고 분명해서 정책이나 제도를 이해하기 좋다. 또 관심 있는 분야는 뉴스레터를 구독해 두면 좋다. 내가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때 되면 발송하는 유.무료 뉴스레터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은 경우가 꽤 있다. 나는 시사와 관련해서 뉴닉을, 여행이나 여가와 관련하여 주말랭이와 까탈로그를, 브랜드 흐름과 관련하여 롱블랙 그 밖에 출판사에 발행하는 뉴스레터 등을 구독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꾸준히 읽은 책들이다. 책의 제목은 아이디어 제목을 정할 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아이디어 노하우가 담긴 책 추천
『생각하기의 기술』, 『일하는 사람의 생각』,『생각의 탄생』, 『훌륭한 아티스트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가?』『컨셉 수업』
④ 내가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 관심사와 아이디어를 연결한다
그림책에 빠져 온갖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이때 모든 것을 그림책과 연결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생각을 할 때 왠지 더 힘이 난다. 문화예술프로그램의 텍스트로 그림책을 넣어서 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림책과 농산물을 연결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였기에 잘 연계할 수 있었고, 주최 측에서는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침 백희나 작가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수상하면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와도 맞물려서 효과가 있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⑤ 메모는 곧 기록으로 남는다
내가 했던 경험, 읽었던 책 등 사소한 것이라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인상 깊은 구절을 파일에 옮겨서 따로 연도별로 만들어 두고, 휴대폰 메모장이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기능을 활용해서 보내거나, 몰스킨 다이어리에 적어둔다. 예를 들어 사과 따러 갔다가 체험학습인데 코로나로 어려워졌다는 농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디어 키트를 만들면 좋겠다고 적어두었던 메모에서 ‘농산물 키트 구독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또 필기가 어려우면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사용하여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을 녹음하거나 카카오톡에서 음성 녹음을 한 후 나에게 보내기로 해둔다.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을 썼을 때는 펜을 자주 활용했고, 현재는 아이폰 메모장 기능도 잘 쓰고 있다. 여기에는 사진도 막 첨부할 수 있어서 주제별로 메모를 해서 누적하면 좋다.
기록하는 일 그 자체를 통해 한 번 더 기억을 저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기적은 멀고 기록은 가깝다’이다. 기록에 관해서는 기록학자의 책 <거인의 노트>를 읽어보면 좋다. 나중에 나는 옵시디언 활용법을 배워서 잘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요즘에는 구글 문서에서 음성도 바로 글씨로 변환해서 입력이 되고, 클로바 노트도 음성을 기록으로 변환할 기에 유용하다.
- 내 아이디어와 비슷한 것이 있는지 검토하기
다양한 통로를 통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그 중 공모전의 내용에 맞는 아이디어를 몇 가지 찾았다면 계획서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모전 아이디어의 심사기준 중 하나인 ‘창의성’과도 관련이 있으며, 표절 의혹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열심히 썼는데 알고 보니 이미 나와 있는 아이디어거나 별로 실용성이 없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신박하다고 냈지만 이미 현실화된 아이디어들이 있던 경험이 내게도 있다. 지속 가능한 식생활 확산 정책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에 제출했던 ‘식탁 일기’가 그랬다. ‘식탁 일기’가 실제 만들어진다고 해도 일기를 써야 하는 동기가 강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고 특히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숙제가 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전에 조사해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탈락하고 나서 알았다.
이전 수상작에 내가 생각한 비슷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주최 측 홈페이지에서 내 아이디어의 키워드를 검색해본다. 예를 들어 ‘키트’ ‘체험’과 관련한 아이디어라면 두 가지 단어를 입력한 후 기존 사업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내 아이디어가 어떤 차별점이 있는 검증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이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반대로 관련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현실적인 감각이 발달한 친구에게 “이거 어떨 것 같아?” 물어보면 “그거 누가 하겠어?” 라고 하고, 마냥 긍정적인 성격의 친구에게 물어보면 “아, 진짜 좋겠다”며 맞장구를 친다. 이 두 사람 사이를 좁혀 현실적이면서도 멋진 아이디어로 다듬는 게 내 역할이다.
- 다양한 틀이 있으면 시도가 쉽다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은 쉬워지는 게 공모전이다. 왜냐하면 한 번 참가하면서 나만의 틀이 하나 생기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디어 계획서는 주최 측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곳은 들어갈 항목과 내용을 예시까지 써서 자세하게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아예 자유 양식으로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일단은 주최 측에서 제시한 양식을 충실하게 사용하려고 했고, 자유 양식 공모전에는 기존의 공모전 양식을 변형하여 활용했다. 그리고 구글링을 하거나 우연히 잘 된 보고서 틀이나 아이디어 예시를 발견하면 저장해 두고 나만의 스타일로 바꿨다. 예전에 어느 청소년 수련관의 교육 프로그램 계획서가 잘 되어 있어서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태권도원 교육. 연수형 프로그램 공모전에 참여할 때 계획서의 형식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
처음부터 내가 표를 만들고 새롭게 하려면 힘들지만 다양한 틀을 축적해 두면 시작하기가 쉽다.
- 제시된 양식의 내용은 모두 채운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아이디어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은 대부분 아이디어나 제안 제목, 아이디어 주요 내용, 개요, 현황 및 문제점, 개선 방안, 기대효과 등이다. 양식이 이미 주어졌다면 일단 성실하게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아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2020 천안 문화재단 문화예술 아이디어 공모전 공모 양식 참고>
-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만의 특별함을 담는 법
필수적으로 들어갈 내용을 채웠다면 이제 다른 참가자와 차별성을 띨 수 있게 해 보자.
① 아이디어 공모 작품에 대한 내용을 1페이지로 요약 정리한 것을 따로 만든다.
공모전 작품을 준비하는 나는 한 명이지만 아이디어를 심사하는 사람에게는 수백 개의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을 시간이 생각보다 없다. 그럴 때는 딱 한 장짜리로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 요약본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앞 장에 따로 첨부하면 좋다. 여러분이 만약 심사위원이라면 이 사람 좀 다르네? 하고 다시 보지 않을까?
② 왜 내 아이디어가 필요한지 배경이 잘 드러나야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왜 주최 측에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 절실하고도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나는 보통 이슈와 관련된 사람의 인터뷰나 구체적인 통계 자료, 실제 신문기사, 나의 경험 등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공유농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코로나로 학교 급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남겨진 농산물로 농가의 수입이 감소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아이디어 제안 배경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또는 예를 들어 환경 아이디어와 관련한 배경을 제안할 때 자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너기도 한다. 요즘 환경에 관심을 갖고 oo과 같은 회사에서는 oo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내가 주최 측에 관심을 갖고 이런 걸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③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보여줘라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ideal(이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보여주어 실제적인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만약 내가 ~을 위해 ~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아주 간단하게라도 플랫폼 이미지를 만들어서 제시하는 것이 좋다. 심사자는 이미지를 보고 ‘아, 이걸 만든다는 거구나’ 시각적으로 훨씬 더 빨리 이해한다. 특히 요즘처럼 이미지와 영상을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한 시대에는 더욱 중요하다.
✶ 아이디어를 시각적 이미지로 제시한 예시
- 그림책 예술 키트를 만든다고 할 때 구성물로 그림책과 도화지와 펜과 이런 것들이 있다 설명 한 후 그걸 한 번에 놓인 걸 찍어서 보여주면 더 명확하게 전달된다. (그림책 전각 예술 키트)
- 내가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식탁 일기 캠페인을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면 캠페인 브로셔 이미지를 만들어서 넣는다.
한겨레 강의 기획 공모전에서 강의 공모전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서 실제감을 높였다.
④ 파일럿 테스트를 해서 시나리오, 참가자 인터뷰를 첨가하면 좋다.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란 주로 컴퓨터 프로그램 등 최신 기술을 개발하여, 실제 상황에서 실현하기 전에 소규모로 시험 작동해보는 것을 뜻한다. 즉,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전에 가능성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해 볼 수 있다.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이게 정말 실현 가능한지 작게라도 해보고 나서 파일럿 테스트의 참가자의 인터뷰를 첨부해도 좋다. 또는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아이디어가 실현되었을 때의 예상 시나리오를 별도로 만들어서 덧붙인다. 이걸 하라고 주최 측에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거나 파일럿 테스트를 하면서 내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걸 자주 실감했기에 가능하면 담으려고 한다.
대학교에 와서 친구들이 팀을 꾸려서 공모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는 편이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한겨레 교육센터의 ‘누구나 공모전 경험 상점’ 강의를 신청했다. 단순히 전달식 강의가 아니라 실제로 나만의 공모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실제적이고 큰 도움이 되었다. 강사님의 생생한 공모전 도전에 대한 이야기도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⑤ 아이디어의 핵심은 바로 ‘실현 가능’ 여부이다.
앞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고, 아이디어 공모에서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바로 계획서에는 ‘내 아이디어가 과연 실현 가능한가?’를 증명하고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이걸 알게 된 이유는 한 공모전에서 들었던 관계자의 말을 통해서다. 우리나라 고전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공모한 곳에서 1차 아이디어 통과 뒤 2차 PPT 발표를 한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다른 분들에 비하면 PPT가 화려하거나 발표가 뛰어나지 않았다. 대신 실제 파일럿 했던 사진과 영상 자료를 넣었다. 그때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떻게든 실제적으로 구현해보려는 노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하는 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다는 걸 참가자는 사진 한 컷, 그림으로 그린 스케치, 짧은 인터뷰도 좋으니 계획서를 통해 최선을 다해 보여주어야 한다.
2024년 대원불교문화콘텐츠에서는 ‘그림책 사찰요리를 통한 오감 수행 프로그램’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작성했다. 지면으로 아이디어를 심사할 때 이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연잎 관련 그림책을 읽고 연잎밥을 만들어보고 그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서 실었다.
⑥ 아이디어 공모전에 당선된 이유를 떠올리고 반영하라
한 번은 내가 1등을 한 이유가 정말 궁금해서 시상식이 끝난 식사 자리에서 심사위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혹시 제가 왜 1등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를 실현해서 보여주신 점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 시선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했어요. 아이디어에 제시하셨듯이 태권도가 교과서에 실려 있다는 걸 잘 몰랐거든요. 또 선생님들을 위한 체육 직무연수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그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어요.”
그 이후 나는 내가 제안했던 프로그램을 할수만 있다면 작게나마 다른 곳에서 실현해보고자 했고 그 자료를 발표할 때 보여주었다. 그것은 공모전 준비를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정말 이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직접 해보면서 스스로 확신이 들었다면 발표할 때도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만약 아이디어를 낸 사람조차도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뤄질지 확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마음을 더 금방 알아차린다.
⑦ 아이디어에 시대의 요구, 흐름을 반영해라
2020년~2021년은 공모전에서도 주제도 코로나 응원 영상, 코로나 수기 극복 등이 많았고 형식에서도 비대면 아이디어를 묻는 경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온택트, 비대면이 대세였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비대면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아이디어를 보는심사자의 자리에 서서 “비대면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요?” 질문을 해보자. 그러고 나서는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제안할 때 옆에 따로 온라인 내용도 추가했다. 심사자 입장에서는 참가자가 현재의 흐름이나 요구 사항을 충분히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⑧ 기대효과는 정성적, 정량적 두 가지로 제시한다.
보통 마지막에 써내는 기대효과를 좋은 말들로만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기대효과는 아이디어의 목적을 이루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정리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만약 ‘지역농업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이라면 자신의 아이디어가 구현되었을 때 농가 소득 10% 인상 예상과 같은 정량적 효과와 농촌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라는 정성적 두 가지 모두를 제시하면 좋다.
⑨ 예산 계획에는 변경 가능함을 안내한다.
간혹 아이디어 내용에 예산 계획을 넣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예산 계획을 세울 때는 최소 얼마가 드는지 기존의 제품 비용을 조사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자료 조사가 필요하다. 되도록 현실적인 예산으로 가능함을 보여주고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이라는 문구를 넣는다. 예전에 사업 아이디어로 플랫폼 구축을 넣었는데 터무니없이 적은 비용을 대충 넣어서 발표 심사 때 질문 하신 분이 너무 비용을 적게 잡은 것 같다고 자료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 물었는데 대답을 못해서 얼굴이 빨개진 기억이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면 플랫폼 제작 회사에 전화해서 대략의 비용을 알아보거나 관련 일을 하는 분에게 물어서라도 비용을 파악했어야 했다.
⑩ 전혀 모르는 분야를 역으로 이용해라
아이디어 공모전을 준비할 때 공모 내용에 대해서 아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나 AI 또는 전문적인 분야는 그럴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때로 공모전 주최 측은 좋은 정책이 있는데 이걸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공모전을 여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오히려 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입장이 유리할 수 있다.
태권도원 교육 연수 프로그램 공모전이 내게 그랬다. 살면서 태권도를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내가 태권도원 프로그램에 제안한 내용은 나처럼 태권도를 처음 가르치는 초보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태권도에 대해서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뭘 알고 싶고, 초보자에게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더 술술 써 내려 갈 수 있었다.
또 노인 일자리 정책 아이디어를 준비했을 때는 친정 부모님이나 부모님 친구분들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여쭤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었고, 실제 꼭 노인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참여했다.
- 아이디어 공모전 2차 발표 심사가 있는 경우
1차 심사를 통과하고 나서 2차 발표를 위해 종종 전문가 멘토링 기회를 주는 경우가 있다. 공유농업 아이디어 공모전 1차를 통과하고 멘토를 신청해야했다. 이때 멘토의 이력을 보고 자신의 주제와 잘 맞는지 확인하고 빨리 신청해야 한다. 의외로 빨리 멘토링이 마감되고 나중에 나와 관련성이 적은 분야의 멘토와 매칭이 될 수 있다. 한편 내 주제의 전문가를 만나게 되면 자신의 주제를 보다 정교화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차 발표에서는 정해진 발표 분량과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번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만약 PPT 제작의 경우 미리캔버스나 캔바가 있어서 예전에 비해 준비가 수월해졌다. 생각보다 화려한 PPT나 발표 스킬보다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실현 가능성, 구체성이 우선이라는 걸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