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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기헌 Aug 11. 2022

‘좋아요’, 그리고 ‘따봉’

자주 식사를 같이하는 근처 형님네 부부랑 오늘도 점심을 같이 했다. 그리고 오늘만큼은 내가 내겠다고 했는데, 기여코 형수가  먼저 결제를 했다.


누가내든 가까운 사이엔 무슨 상관이겠거니 하지만, 내가 참, 이렇게나 얻어 먹고 다닌 적이 있었을까 싶다. 천성적으로 얻어 먹는게 불편하다. 그래서 여자친구들에겐 명품 가방을, 친구들에겐 술한잔을, 수시로 갖다바치며 살아온지도 모르겠다.


나는 언론사에 근무를 할 때, 내가 참 정의로운 줄 알았다. 그때는 SNS가 성행하기 전이라 국민들이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꽤나 컸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SNS가 사회 여론을 형성하게 됐다.


'좋아요'나 '따봉' 횟수로 그 영향력은 줄세워 지기도 한다. 유명인이라면 금새 만개(10,000)의 따봉은 기본이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100개의 따봉도 받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언뜻 보면 쉽다. 예쁘거나, 혹은 벗으면 남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따봉을 클릭해 준다. 유부녀든, 처녀든 상관이 없다. 그저 어떻게든 연이 될까 싶어 들이민다. 나도 남자지만 참 드럽기 그지 없다.


그리고 그 '따봉'을 받은 이들은 권력이라도 얻은 듯 즐기기 바쁘다. 광고도 들어오고, 말 한마디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악순환 처럼 SNS 세계는 오늘도 돌아가고 있다.


나는 그러기 싫은데, 어느 순간 나도 남자라는 이유로 중년의 무리에 껴서 여성들을 탐하는 남성이 되어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SNS에서 만큼은 그러하다. 그래서 때론 웃프다. 나는 가만 있는데, 상대 여성이 나한테 왜 이러냐며 난리일 때도 있다. 나는 그쪽이 생물인지, 미생물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관심도 없음은 물론이다. 예쁨을 무기로 저 혼자 난리인거다.


모르겠다. 여러모로 과하다는 생각 뿐이다. 그저 '좋아요', '따봉' 횟수로 획책되는 이 세계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여자라면? 나도 그럴 것 같다. 그냥 이유없이 벗고 싶을 것 같다. 벗으면 돈이 되는 시대니까. 유부녀라고, 혹은 유부남이라고 그들을 뭐라하며 교양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천만에다. 말해 뭐할까 싶다.


골프나 테니스가 요즘 유행이다. 나는 운동을 워낙 좋아해 이 운동들도 꽤나 한다. 그런데 요즘은 모르겠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유니폼을 입고 사진 찍기에 급급하다. 사진 찍는게 운동인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필드에 한번 나갈때면 시간이며 경제적 비용이며 소모 되는게 한두건이 아닌데, 페이스북을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필드에 사시는 분들이 즐비하다. 나도 꽤나 공부하고, 영향력이 큰 기업을 다녔는데도, 이 모양 이 꼴인데, 그들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감 조차 오질 않는다.


뭐 좋다. 나 같은 사람이 그들을 볼 때면 눈 만큼은 즐겁다. 필드에 나갈때마다 누가누가 패셔너블 한지 대회의 장이 열린 것만 같기도 하다. 싱글을 치던, 오비(OB)가 나던 무슨 상관이랴. 예쁜 옷을 입고 사진 찍으러 온 사람이 8할은 되는데 말이다.


세상은 이렇게 바꼈는데, 우리는 아직도 조선시대 교양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평생 한 남자, 한 여자로 만족할 수 있을까 싶은 세상이다. 글쎄다. 나는 절대 그럴 수 없다라고 보는데, 흙탕물에 발 담그기 싫어하는 대부분의 그들은 못이긴 척 내 사람 밖에 없다라고 얘기는 한다.


참 그렇다. 나한테 간헐적으로 접근해 오는 유부녀들은 어떤 생각인지. 이혼이라도 하고 오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는 내가 만만해 무작정 다가오면 내가 반길꺼라 생각하는걸까 싶다.


잠(SEX)만 자고 싶다면 나도 환영이긴 하다. 우리 고양이도 툭하면 발정이 나긴 하는데, 이 동물들을 불륜이며 비도덕적이라고 얘기하진 않는다. 그들의 본능이니까. 해서,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짐승은 되지 않으려면.


'좋아요', '따봉'을 굳이 대놓고 클릭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곳간의 정보까지, 이 모두를 몰래몰래 찾아본다는 거,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매몰차게 차버린 전 남친, 전 여친 정보까지도 염탐하며 희열과 번민을 느낀다는 것 까지도.


이렇게 무수한 일이 일어나지만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거다. 말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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