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께즈음 해서 대통령 석방에 관한 글을 하나 SNS에 업로드 했었다. 그러자 DM과 페이스북 메신저로 욕설이 마구 날아들었다. 예상대로다. 그에 언제나처럼, 나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그동안 참 신사답게 보이셨던 어떤 선생님께서 표독스러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명문대에서 수학을 오래 하시고,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하신 분이었다.
고민이 됐다. 그냥 무시할지, 대꾸를 할지.
그런데 무엇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났구나, 하는 생각. 이제는 상식과 법치가 통하지 않는다. 내 편 아니면 세상 모두가 나쁜 놈인거다. 내 편이 살인범이라도 저쪽편의 성직자 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법 보다 시위와 폭력이 앞선다. 판결이 마음에 안들면 판사를 협박하고 법원을 때려부순다.
윤석열을 비판 했더니 그 비판에 대한 자성보단 되려 이재명 편 아니냐며 따진다. 나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정말 싫어한다. 그럼 나는 윤석열 편이 되어야 마땅한가? 평온한 어느 날 총칼을 들고 계엄령을 선포한 그의 편을 들어란 말인가?
그들에게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윤석열 외에는 모두 나쁜 놈인 거다.
어쩌다 우리 사회는 이 지경이 되버린 걸까. 이제는 인상 푸근한 국숫집 아주머니도 정상처럼 보이지가 않게 됐다. 인자한 교수님들도, 밤새 상아탑 아래에 둘러앉아 연구에 몰두 중인 선배들도, 소꼽시절을 함께 보낸 유년기의 친구들도, 이제는 편을 갈라 한 쪽 편에만 서야될 것 같다.
예쁜 동생 손을 잡고 좌우가 없던 동구밭 과수원 길을 걷던 그 시절은 다시오지 않을거다. 좋은 사람들은 이미 다 죽었다.
극우, 그리고 극좌에 서있는 당신들에게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이 시는 어떨까 싶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좋은 밤 되시라. 부디 꿈속에서 만큼은 서로 덜 미워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