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에서 삼겹살을 먹다가 울컥 했더랬다. 모종의 이야기들로.
나는 왜 이 지경이 됐을까, 하는 의문에서다. 연민의 동정을 바라는게 아니다. 정말 궁금해서다. 학창시절 싸움질도 많이 했고, 그만큼 공부도 많이 했다. 때론 정의로우려 애썼고, 어떨때엔 나쁜 일에 공조하기도 했다. 그렇게 가기 싫어했던 군대에서도 2년2개월 동안 북한군을 바로 마주하는 휴전선에서 군소리 없이 버텼다.
그런데 내 삶은 왜 항상 시궁창일까.
삶의 반은 벌을 받는다해도 남은 반의 삶은 나아질 법도한데. 그 반을 위해 그래도 열심히 살았는데 말이다.
왜 이럴까. 결국엔 만난 이성들도 다 떠났다. 어쨌거나 이혼도 경험했고. 이별의 이유를 구질구질하게 변명할 필요도 없다. 내가 시궁창이니까.
소설 1차 원고를 다 쓴 오늘, 이 아픈 소설이 소설 같지가 않다. 시궁창을 벗어나려 애썼지만, 소설속에서 조차 그러질 못했기 때문이다.
삼겹살이 맛있다. 안동의 어느 허름한 시장통의 단골집이다. 불판 한접시에 2만원, 그리고 계란 후라이와 된장찌개는 덤이다. 소주는 둘이서 6병을 마셨다.
달과 저 멀리 토성이 자리한 하늘을 둘러본다. 에피쿠로스의 말처럼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내가 많이 잘못 살고 있다는 확신도 함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