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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기헌 Apr 27. 2023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연민일까, 혹은 불멸의 그리움일까.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묵직한 감정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기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에서 시인은 자신을 흔들고 있는 사랑의 속성에 그리움을 담는다. 그리고 휘몰아치는 감정을 은밀한 꿈속으로까지 항구적으로 이끌고 들어간다.


그 과정 중에 물리적인 '곁'과 이상적인 '곁'에서 시인은 갈등을 한다. '곁에 있는데 그대가 왜 그립지?'하는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해 시인은 그리움의 영속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등 '사랑의 모양'을 설명하려고 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영원히 그리운 것, 혹은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는 것이라는 시적 언어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 것이다.


그립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가버린 30년전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아닌, 10센치미터의 거리에 있는 그대가 나는 한없이 그리운건지도 모르겠다. 민들레 홀씨에 그리움을 담는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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