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관하여

by 임기헌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관하여. 올해초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야쿠시마 섬의 어느 산에서 행방불명 되어 6개월째 돌아오지 못한 외아들 성진씨.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노부부의 삶은 그 날 이후 멈췄고, 눈물은 그들의 하루를 집어삼켰다.


내가 바라 마지않던 슬픔의 끝을 노부부에게서 본다. 아들을 잃어버렸다는건, 슬픔으로 형용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닐거다.


딸이여도 좋고, 아들이여도 좋다. 부모여도 좋고, 1인 가정이여도 괜찮다. 증오와 분노, 미움으로 가득찬 이 사회에서,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관하여’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군다나 내 부모 내 아이가 얼마나 귀한지, 여기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으로 슬픈 일요일 밤을 갈음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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