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세상에 사진속의 여성분처럼 이런 분이 계신다는게 이제는 놀랍게 느껴집니다. “오직 내 아이만 괜찮으면 돼!“라고 외치며 교육의 뿌리를 쥐고 흔드는 상식밖의 부모들이 판치는 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가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없는 공직 사회가 버젓이 사회를 지탱하는 곳에서, 일본을 숭배하는 꼴통 보수와 북한을 찬양하는 가짜 진보의 틈에 서있는 이 곳,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 프레스룸에서는 오늘 한 여기자가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에 대응하여 울먹이며 대변인께 이렇게 질의응답을 이어 갔습니다.
"자유민주주의가 어디에서 근거한 겁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문구가 어디에 등장하는 겁니까? 헌법에서 온겁니까?"
"그렇겠죠."
"이 자유민주주의가 유신 헌법에서 온거 아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는 이념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북한식 사회주의만 배제하는 거죠. 그런데 북한식 사회주의가 등장하기도 전인 50년도 더 전에 사망하신 홍범도 장군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한다고 보시는겁니까?"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대변인은 도망치듯 장막 속으로 사라지고 질의응답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여기자도 떨리는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자리를 떴죠.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나라의 안보를 수호하는 국방부에서조차 대통령을 감싸느라 이 난리법석을 떨고있는 대한민국 인걸요.
비가 그치고 이제 어느덧 가을이 손짓하는 것 같네요. 윤동주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시의 한 구절로 제 마음을 갈음하며 9월을 맞이합니다. 언젠가 우리 사는 세상에도 봄이 올거라는 믿음을 준 사진속의 여성분으로부터 성찰의 묘를 한 수 잘 배우게 됐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