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유난히 행복했던 여름
첫 해, 지역재단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우리가 사는 강릉에서 생태문화를 알아가고,
예술로 표현하는 첫걸음이었다.
예전 같으면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의심부터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10년 가까이 지역공동체에서 만나고,
시도하고, 부탁하고, 함께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그 경험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까짓 거 해보지 뭐!’
지역의 아동청소년들을 모집했고,
8명의 친구들이 모였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다.
아이들과 비치코밍을 하면서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직접 보고 알게 되었다.
우리는 주운 해양쓰레기를 ‘예술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를 줄여서 ‘예쓰’라고 불렀다.
예쓰는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의 환호,
함께하자는 제안에 화답하는 즐거운 대답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3개월을 만나며
예쓰로 정크아트 작품을 만들고,
활동기록들을 사진으로 차곡차곡 모았다.
이미 지역에서 활동하던 선생님들과도 인연이 닿아, 우리의 여름은 조금 더 풍성하게 채워졌다.
그리고 뜨거운 햇살 아래 바다와
찐하게 만난 기억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이웃과 나누고 싶었다.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그들도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그때는 전시회 준비에 일상을 다 갈아 넣었다.
지원사업 특성상 활동비는
소액의 용돈 수준이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무언가에 도전하며 확장해 가는 일이
그저 즐겁고 마냥 기뻤다.
그렇게 많은 이웃들이 전시회를 다녀가며
다움연구소로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떼었다.
그 여름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아이들과, 이웃과, 자연과 함께 웃고
어우러져 만들어낸 소중한 첫 계절.
나를 마을활동가로,
그리고 작가로 다시 태어나게 한
반짝이는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