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한다는 건…

by 글방지기 감호

건강한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

첫 해의 작은 활동들을 구실 삼아

이번엔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해,

우리는 마을공동체지원사업으로 이어갔다.

알음알음 알게 된 일곱 가족이

‘마을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작년과 달리 아이들만의 참여가 아니라

가족 단위로 함께하며

우리의 일상과 동네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년 동안 얼굴을 마주하며

먹고, 놀고, 줍고, 만들고, 전시까지 함께 걸어왔다.

속초·양양·강릉·동해에서 활동하는

생태문화 실천가들과의 연결은 더 큰 힘이 되었다.

연결과 연대의 기쁨이,

무거운 마음에 큰 위로로 스며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물음표가 떠올랐다.

‘나는 과연 이 활동가의 삶을

얼마나,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을까?’


그 물음에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 가족들의 참여는 쉽지 않았다.

20명이 모두 모인 날은 손에 꼽을 정도.

활동 기간은 길고, 날씨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둘째, 마을 활동은 사실상 무급봉사.

초기 활동가는 수익이 거의 없었다.

특히 지원사업 한계상 오히려 더 써야 하는 구조였다.


마지막으로 끝없는 행정업무.

보조금으로 인한 행정은 복잡하고 번복하는 일도,

끝없이 요구되는 일들이 이어졌다.

공동체의 방향을 고민하기보다

결과보고와 지출서류에 파묻혀 지내야만 했다.


함께라는 가치는 여전히

내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였지만,

그 가치를 오래 이어가기 위해서는

관계를 깊게 만들고,

그 관계에서 힘을 길러내야 했다.

그러나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리에겐 더 끈끈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노력, 사람, 시간, 비용이 쌓이며

더 풍성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뿌듯함과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소진도 그만큼 깊어졌지만 말이다...


함께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함께였기에 마음은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지속가능함을 지켜내고,

소진의 무게를 덜어내는 힘도 결국 공동체에서 왔다.

그 온기가 지금도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한 발을 내딛게 한다.


바다와 숲, 사람과 사람 사이—

다음 이야기는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조각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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