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강릉!

겨울바다와 함께하는 따뜻한 크리스마스

by 글방지기 감호

우리는 겨울바다를 보러 거의 매일 해변을 걸었다.

강릉의 겨울은 바람이 매섭고 강했지만,

그 바람을 타고 부서지는 파도는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거대한 파도는 쓰레기도 함께 몰고 왔다.

폐어구, 부서진 플라스틱, 작은 바다유리들…

바다는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알지만,

그 짐을 덜어줄 누군가는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강릉에서의 첫 크리스마스 첫 번째 작당을 기획했다.

비치코밍(Beach + Combing), ‘해변을 빗질하듯 쓰레기를 줍는 일’이다.


강릉 토박이 분들은 말씀하셨다.

“강릉 사람들은 바다 잘 안 가요.

특히 겨울에는 절대!”

우리는 아무래도 강릉 사람이 되긴 글렀다.

크리스마스이브, 동네 친구들과 함께 비치코밍을 했다.

웃고 떠들며 쓰레기를 줍는 아이들.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어디에서 나와서 쓰레기를 줍는지 물으시며

아이들에게 대견하다고 칭찬 가득 해주셨다.

아이들의 어깨가 1.5배는 넓어진 것 같았다.

아이들과 비치코밍 후, 따뜻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음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강릉 살면서 바닷가에 많이 안 와봤어요.

차 타고 지나가면서만 봤어요.”

“정말? 이렇게 가까운데?”

아이들의 일상은 바다 옆에서 살면서도 바다를 잊고 있었다.

도시처럼 바쁘게, 학원과 학교 사이를 오가느라 말이다.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요. 친구들이랑 주우니까 더 재밌어요.”

“바다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지 몰랐어요.”

다음의 비치코밍을 기약하면서 친구들에게 준비한 크리스마스 간식꾸러미를 전해주었다.


우리의 두 번째 작당은 아파트 경비원 분들께 크리스마스 전하기였다.

아이들과 함께 양갱, 쌀과자, 귤, 두유, 그리고 핫팩을 넣어

꾸러미를 만들고, 크리스마스 스티커를 붙였다.

“메리 크리스마스!”

지난번 이사 떡을 돌리며 인사했던 터라

경비원 분들은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 미소는 추운 겨울에 가장 따뜻한 난로 같았다.

강릉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

사람과 자연 사이에서 감사와 환대를 주고받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받은 환대와 환영의 선물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길..


강릉에서의 반짝이는 첫 크리스마스, 그 순간을 기억하며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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