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첫주, 낯섬과 반짝임 사이에서

따뜻한 시작

by 글방지기 감호

새벽부터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사를 끝냈다.

포장이사는 정말 신세계였다.

촬영까지 겹치니 정신없이 짐을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오후 다섯 시.


집 앞 중국집에서 시킨 짜장면으로

새 집에서 첫 끼를 먹었다.

아직도 여기가 우리 집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놀러 온 숙소 같았다.



많이 비웠는데도,

넓어진 거실을 보며 뿌듯했다.

(물론 지금은 다 꽉 찼지만… 하하.)


이사 다음 날은 떡집을 찾아 떡을 맞췄다.

관리사무소와 경비원, 이웃들에게 인사드릴 겸

아이들과 함께 떡을 포장했다.

마침 방송팀도 후속 촬영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떡을 돌리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거실에 새하얀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제작진이 오래된 전자피아노 대신

새 피아노를 선물해준 것이다.


그 순간, 리액션이 고장 났다.

남편과 나는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방송이 나간 뒤 지인들이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물었지만

진짜 서프라이즈였다.


그날 이후, 우리는 말도 안 되는 피아노 실력으로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촬영을 마쳤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먼 곳으로 이사 온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선물 같았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방송에 담겨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선물이 되었다.


지금도 생각한다.

강릉살이의 첫 시작을

이렇게 따뜻하고 반짝이게 맞이할 수 있었다니.


받은 선물들을 기억하며,

이곳에서 깊고 진하게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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