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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하는우주인 Sep 04. 2024

하늘 유영 전 고려할 점

이런 사람들이 유리합니다.

더블린 비행은 겨울 여행 같고 스산했으나 따뜻했던 비행




이런 사람들이 유리합니다. 

       우리 사회는 취향을 존중하지 않으며 진로 선택에 있어서도 그저 틀에 박힌 생각을 하길 강요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이 당신의 하늘 유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외국 항공사 기준이므로 국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하시길.


 

1. 체력이 좋다.


체력은 큰 이슈다. 회사에서도 체력 관리를 위한 요가 클래스를 운영할 정도이다. 체력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당신이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의 당락을 결정하게 때문이다. 체력이 좋은 사람도 아파서 나가는 판국이다. 그래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적절한 운동은 언제나 회사가 권장하며, 메일로 정기적으로 보내는 사항이다. 체력이 없다면 길러야 한다. 꿈을 이루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승무원이 되어서도 당신의 체력과 건강은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하는 것들이다. 



2. 남을 도울 줄 안다.


여기에서 '안다'는 건 단순한 지식 문제가 아니다.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느냐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남을 돕는 데에 일조할 수 있는가? 남을 돕는 일이 싫고 자기만 챙기고 싶다면 조금은 더 깊이 이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어차피 팀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서로를 돕는다. 




3. 함께 일하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홀로 일할 수 있지만, 타인과 섞여 고충을 털어놓고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가능할 것 같은가? 아니면 그냥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한가? 이는 심지어 우리의 단골 면접 질문이다. 사실 다국적의 동료들과 의견을 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정서와 문화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는 회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항이다.



4. 일을 할 땐 집중적으로 오래 할 수 있다. 


미국 비행을 예를 들어보면 갈 때 15시간이다. 물론 4~5시간을 잔다고 해도, 10시간을 집중해서 일해야 한다. 물론 쭉 일하는 건 아니다. 서비스 1시간 혹은 30분 동안 굉장히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잃으면 우왕좌왕하기 쉽다. 이게 생각보다 지치는 일인데, 이 점을 잘 고려해보길 바란다. 



5. 어떤 환경에서든 잘 잘 수 있다.


호텔의 컨디션은 늘 비슷하지 않다. 그리고 사실 시차가 다른 나라를 한달에 6번 이상 다녀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잠을 잘 잘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유리할 것이다. 나는 잘 자는 편이지만, 사실 이 일을 하면서 2시간에서 3시간에 한번씩 깨더라. 깊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초반 1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인지, 그걸 다루지 못해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비행이 연달아 너무 많으면 또 깨고 깨더라. 또한 벙커에서 잘 잘 수 있다면 당신은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이다.



6. 부지런하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이 일도 마찬가지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최신 업데이트도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뒤쳐지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크루 일은 지루하고 늘 같다고 하지만, 회사는 메뉴얼을 하루에도 몇 번씩 고치고 규칙도 바꾸기 때문에 이를 제때 확인하지 않으면 브리핑 룸에서 크게 혼날 수 있다. 또한 이 회사는 3개월에 한번씩 평가를 하는 덕에 최신 업데이트를 섭렵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좋은 점수를 받진 않더라도 평균적인 점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행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기내에서 우리는 대개 앉지 못한다. 겨우 앉는 경우는 밥 먹을 때뿐이다. 공항에서 도도하게들 걸어가지만 그 구두에 낀 발은 불타고 있다. 



7. 홀로 보내는 시간을 즐길 줄 안다. 


이는 성인이 된 내 얘기이기도 한데, 성인이 되었어도 여전히 외로움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늦게 기른 편인데, 그러면 남에게 의지하게 되고 사람이 수동적이 되기 쉽다. 그러니 홀로 서기를. 외로움은 당연한 요소이다. 삶에서 외로움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왁자지껄하게 일을 끝내고 홀로 호텔에 들어오면 당신은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실 피곤함과 혼자가 됐음에 안도하며 그 시간에 잠을 자거나 할 일을 하며 즐긴다. 외로움을 다룰 줄 알며 직업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서 당신은 더 수월해진다. 



8. 타인의 감정을 잘 읽을 줄 안다. 


사실 이는 굉장히 중요한데, 물론 못 읽어도 크루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 보자면,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더 나은 듯하다. 왜냐하면 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불편함을 처음 만난 이들에게 토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표정, 눈빛, 말투로 그 필요를 알아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그 비행을 책임지는 크루이기에, 그들이 요청하지 않아도 그 필요를 알아야 한다. 감정을 잘 읽는다면 이는 훨씬 편하다. 



9. 매번 다른 동료들과 일해도 괜찮다.


나는 매 비행마다 새로운 팀원들과 일한다. 나는 내향인에 가깝지만 사실 1회성 만남에 강해서, 그럭저럭 일하는 편이다. 보통 한 번 만난 동료들과 다시 일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이런 점이 불편하다면, 차라리 매번 같은 팀원과 일하고 싶다면 다시 한번 진로를 고민해보길 바란다.




10. 강한 피드백을 받아도 다시 업무에 복귀하며 일할 수 있다. 


이는 브리핑 중에도 종종 듣는 말이다. 피드백은 있을 수 있으며, 받아들이면 된다는 말. 수퍼바이저의 정정은 메뉴얼과 관련한 것이므로 나는 그냥저냥 받아들이는 편이다. 또한 메뉴얼 외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요청하는 수퍼바이저가 있다. 나를 그대로 따른다. 군말없이. 지금 나를 진두지휘하는 시니어는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디에서 왔든, 나이가 어떻든 수퍼바이저라면 그렇게 대해준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그걸 따지기에 업무는 바쁘고 과중하다. 





진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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