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쓴 맛
잡초랑 싸우며 성장한 셀러리라서 그런지 맛이 파워풀하게 쓰다. 쓴지 모르고 물김치에 넣었더니 7살 때 마셔 본 익모초 생즙 맛이 대뇌변연계의 측두엽 안 해마를 강타한다.
그동안 먹었던 씀바귀, 초여름의 가시오가피, 내추럴 카카오 따위는 이유식 정도였던 것. 이 사약 같은 물김치 한 잔이면 죽어가던 소도 눈을 번쩍 뜰 것이요 나른한 오후에 링거가 따로 필요 없겠소이다. (피로가 뭥미?)
나머지는 꽃병 형에 처해져 인테리어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뫼로소가 사형 당하기 전날 밤 전율했던 저 밤하늘의 별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중. 우주 138억 년의 역사도 또 무수한 우주들의 연속선상에 있을 터인데 인생의 쓴 맛 정도야 찰나 아니겠소?
산은 산이고 물김치는 물김치로다.
보기 좋은 셀러리 먹기에도 쓰다.
넘나 상쾌한 인생의 쓴 맛.
샐러리 물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