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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경철 Jun 02. 2022

악마라고 하는 것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중에서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야. 마음이 예뻐야지.’

‘해야 할 일은 빨리 끝내고 놀아!’

‘야채도 고기도 골고루 먹어야지!’

‘공부할 때 돌아다니지 말고 집중해서 해야지!’

‘패드만 붙들고 있지 말고 책 좀 읽어!’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을 적다 보니 ‘친절한 금자 씨’의 유명한 대사가 생각났다.  

‘너나 잘하세요.’ 

나는 아이에게 나도 하지 못하는 일을, 나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불완전하고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아이들도 이미 눈치채고 있을 것이다.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지만 좋은 엄마는 되고 싶다.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악마라고 하는 것은 물질로 되어 있는 권능이 아니야.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이런 게 바로 악마야!’  

   

악마라는 말에 나쁜 사람을 대입해서 나쁜 엄마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 보았다.     

나쁜 엄마란 아이들에게 늘 나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이고, 아이의 느림과 시행착오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말하는 엄마가 아닐까. 지금 나는 이런 나쁜 엄마의 모습을 아주 많이 닮아 있다. 나쁜 엄마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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