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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경철 Apr 14. 2022

왜 좀 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홀든 콜필드라는 10대 소년의 1인칭 관점으로 글이 쓰여 있다. 학교에서 퇴학당한 콜필드의 시선에 세상은 모순적이고 불합리하다. 모든 것이 불만이고 삐딱하게 보는 주인공의 시선은 읽는 내내 나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내가 그 무섭다던 사춘기를 맞이하게 될 엄마이기 때문인지, 인생은 그런 것이다라고 납득해 버린 중년이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이 10대 소년이 나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아서 일 수도 있겠다.     


요즘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첫째 딸을 향해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타박을 주면서도 아이가 살찌는 게 싫어 은근히 먹는데 눈치를 준다. 아이들 키우는데 문제가 없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하면서도 연고 없는 작은 도시로 나를 데리고 왔다고 남편에게 눈을 흘기기가 일쑤고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한다고 하면서도 옛 직장동료의 전화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나는 여전히 생각이나 행동의 원천이 되는 뿌리 깊은 내면의 단단함이 없고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미성숙한 존재인 것이다. 세월이 저절로 나를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의 나를 보면서 깨닫는다. 나와 같은 어른들이 만든 세상을 보는 아이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중 >

    

내가 다녔던 학교마다 목사들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틀에 박힌 거룩한 목소리를 만들어 설교를 하곤 하는 것이다. 난 그게 싫었다. 왜 좀 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설교를 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목사들의 이야기가 순 거짓말로 들리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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