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은 밤 12시 36분. 화장실 때문에 일어났다.
일을 보고 불을 켰다.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일어나고 말았다.
마음이 편치 않다. 가슴이 슬그머니 일그러지는 게 보인다.
저녁 내내 앉아 있었을 뿐인데, 이젠 새벽이 되었다.
자꾸 냉수를 마시게 된다.
이른 여름을 마셨을 뿐인데 뜬금없이 가슴이 스산해진다.
그 방정맞은 속을 내가 제어할 수 없다는 건 이미 지쳤다는 뜻일 거다.
이런 때는 굳이 고걸 들여다봐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냥 조용하게 둬서 제풀에 구겨지도록 냅두자.
아직은 낮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덥구나.
내일도, 그리고 그다음 날도 그럴 것 같지?
그게, 요즘만 그러는 게 아니란다.
(‘냅두다’라는 말은 는 ‘내버려 두다’의 내 고향 방언입니다. 너무 오래 써서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