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동(內外不同)

by 임진채

남들보다 항상 늦은 걸음으로 운동하는데, 내 앞에 아주 정갈한 옷을 입은 여성이 아주 조신(操身)하게 걷는다. 보통 사람은 산책로에 까만 홈드레스를 입고 비싸 보이는 까만 양산을 들고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른 일 때문에 나왔다가 그냥 산책로를 걸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실제로 시장바구니를 들고 걷는 사람도 제법은 아니고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앞질러 가다가 벤치에 앉아 있는데, 일어날 수 없는 우연인데 무심한 듯 그 여인이 내 곁 벤치에 앉는다. 일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내가 놀라고 있는데 어떤 산적같이 생긴 영감이 오더니, 같은 벤치에 앉는다.

일행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도록 두 사람은 행색이 서로 달랐다. 입성도 그렇지만 생긴 것도 남자는 우리를 갓 탈출한 멧돼지 같았다.

어? 지금 그들은 일행은 아니겠지 하는 내 판단을 깨부수고 서로 쳐다보고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다!!.

이게 말이 돼?

아~~니!!. 이건, 평강공주와 바보온달도 아니고·····. 쩝.

나는 정말 놀랐다. 이런 감정을 요즘 젊은이들은 멘탈(mental)이 부서졌다고 하는 것 같다.

남의 일에 콩 뇌라 팥 놔라 할 수는 없고, 내가 정한 이 글 제목을 설명할까 한다.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는 말이 있다. 명사고,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름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걸 조금만 변경하면 자연스럽지도 않고, 사전에도 없는 새 말을 만들 수 있다.

내외부동(內外不同).

‘우리 안사람’ 할 때의 안(內)의 상징과, ‘우리 바깥양반’ 할 때의 바깥(外)을 상징하는 그 두 사람의 이미지는 너무 다르다. 그래서 감히 부부라고 예상할 수 없을 정도여서 당황했다는 내 심정을 담은 제목이다. 흔히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을 생각했었다는 뜻이다.

“남자는 우리를 갓 탈출한 멧돼지 같았다.” 이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혹시 남편이 이 글을 읽는다면 몽둥이 들고 쫓아 올 것 같은데 걱정이다.

나는 항상 매를 벌어요, 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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