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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진채 Jul 28. 2023

여행을 간다

며칠 집을 비울 일이 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는 연례 행사였는데, 삼 년 만인가 다시 여는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공식 일정은 2박 3일인데 그 일정이 끝나면 아내와 다른 곳으로 옯겨 며칠을 보낼 생각이다. 그 일정은 일부러 미리 정하지 않았다. 그때 상황을 봐서 결정하기로 했다.


준비물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기록하는 도구는 작은 메모장 하나로 줄였다. 그런 건 별로 어려움이 없는데, 두 사람이 날마다 먹어야 하는 약의 양이 너무 많다. 그건 우리 마음대로 줄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모임에 가는 곳까지는 채 장로님의 차를 얻어 타기로 했고, 그 이후에는 아내와 양손에 가방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건 당연한데 그게 제일 어려웠다.

아내는 양 무릎을 수술해서 아직도 거동이 불편하고, 내 허리는 걸핏하면 구급차를 타는 형편이다. 그래서 무리한 여행이 분명한데, 이번 기회를 보내버리면 앞으로는 영영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서 강행하기로 했다.


그래도 아내와 나는 가슴이 부풀어 있다. 몇 년 만인가.

별 어려움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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