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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ing dot Jan 28. 2023

미국인 친구 만들기

Part 10. 나의 미국유학 이야기 

미국에서 공부를 한다고 해서 미국 친구가 자연스럽게 생길 거라는 편견은 버리는 것이 좋다. 특히 미국 여자사람 친구를 사귀기는 더욱 힘든데 아시아 남자는 덩치가 크지 않고  masculine 한 매력이 없다고 생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는 10년 전 일이고 요즘처럼 K-Pop과 같은 한국 콘텐츠가 대세인 시대에는 방탄소년단처럼 이쁘장하게 생긴 아시아인들은 인기가 좋을 거 같다. 지금 한국 유학생들의 대우가 나 때보다는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처음 미국 대학교 생활을 했을 때 미국인 친구가 자연스럽게 생길 줄 알았으나 유학 생활을 오래 한 선배들을 보면 미국인 친구가 극히 적다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노력 없이 생길 수는 없구나.. 그래도 미국에서 공부까지 하는데 미국인 친구가 없다는 건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미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얘기할 정도의 영어실력이 안되던 나라서는 인위적으로 미국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것은 conversation Partner를 신청하는 것이다. 


Conversation Partner는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international students를 위해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도록 미국인과 만날 수 있는 매칭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다. 물론 미국인이 될 수도 있고 코리안-어 미리 카이 될 수도 있다. 여하튼 그렇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나로서는 너무 좋은 기회였고 열심히 conversation partner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의무적으로 만나서 얘기하고 시간이 다 되면 사라지는 그런 시간이었고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던 도중 오하이오 주립대로 어학연수를 온 형이 본인이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니 자기 conversation partner를 만나보는 건 어떠냐고 해서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독일계 미국인이었고 키도 크고 나름 훈남에 금발을 가진 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굉장히 한국 사람들과 노는 것 정확히 말하면 아시아인들과 만나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자기는 아시아의 문화가 너무 좋다고 했다. 좀 더 친해지고 알아보니 그 친구는 결손가정에서 자라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경제적인 지원은 전혀 받지 못한 채 일찍 독립해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동양의 정이 많은 문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특히 한국 음식을 다 좋아했다. 심지어 깍두기를 한인마트에서 사서 자기의 냉장고에 넣어두고 밥 먹을 때 꺼내 먹을 정도였다. 


나는 이 친구를 통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영어실력도 덕분에 많이 늘 수가 있었다. 내가 가끔 된장찌개를 끓여주면 너무 맛있게 먹었던 친구고, 아시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내가 한국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에 바로 실행에 옮겨 지금은 전주에서 학원 강사를 하고 있다. 나의 한마디 때문에 이렇게 오다니 정말 한국 사랑은 대단했다. 이번 여름에 그 친구를 만나러 전주에 갔는데 나름 한국에 많이 적응을 해서 한국어로 말은 잘 못해도 읽고 듣는 것은 이제 수준급이 되었다. 여하튼 미국 생활을 하면서 그 친구랑 여행도 많이 가고 같이 술도 많이 마시며 나름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미국 유학을 가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미국 친구를 사귀어보기를 바란다. 미국 유학의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외국에 자기의 절친 정도는 하나 만들어두기를 바란다. 나주에 돌이켜보면 그때의 경험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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