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국유학 이야기 Part 12.
유학생의 미국 취업의 한계, 비 시민권자이며
Working Visa가 필요하다는 것
미국에서 유학생들이 졸업시즌에 다들 그렇듯 유학을 하면 현지에서 취업을 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졸업시즌에 학교에서 주최하는 많은 Job Fair에 참석하고 본인이 resume를 뿌리고 다닌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 유학생 시분이라는 큰 벽이 있다. 유학생이 미국 기업에 일을 하려면 워킹비자가 필요하고 워킹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나를 고용한 회사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솔직히 말해 평범한 미국인 졸업자보다 변별력이 없으면 굳이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비시민권자를 채용할 필요가 없다. 워킹 비자가 잘 나오는 직업은 당연히 고학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의사, 약사, 변호사, 계리사, 회계사 등이 그렇다.
나는 다른 평범한 미국인들이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는 major인 경영학 중 Finance를 전공했고 이건 다른 취업자와 차별점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일단 많은 기업에 레주메를 보냈고, 예상대로 서류 탈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던 도중 뉴욕에 매장이 있는 한샘에서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해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으나, 내가 지원한 재무 쪽이 아닌 세일즈를 해볼 생각이 없냐는 말에 그럴 의향이 없다고 하니 바로 인터뷰를 끝내버렸다. 그때 나를 인터뷰 한 사람이 한샘 회장 조XX 회장으로 기억하는데 오하이오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욕까지 온 지원자를 이렇게 5분도 안 돼 인터뷰를 끝내버리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다행히 뉴욕에 사촌동생이 어학연수 중이라 뉴욕 온 김에 관광도 하고 그랬지만, 취업 준비생이 맘 편히 놀 수가 있을 수 없지 않나. 며칠을 동생과 시간을 보낸 후 무거운 마음으로 오하이오로 돌아왔다.
그러던 도중 내가 지원한 회사 중에 오하이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Kroger라는 회사에서 면접 제안이 왔다. Kroger는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중부지역에서부터 커지고 있는 식품 유통회사이다. 우리나라의 emart 매장을 생각하면 된다. 여하튼 Kroger 매장은 미국 전역에 있었고 엄청나게 큰 기업이다. 내가 지원한 부분은 매장의 매니저 역할. 즉 지점장을 지원한 건데 거 포지션으로 면접 제의가 온 것이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면접은 봤으나 미국 기업에서 면접 요청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뷰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면접의 날이 다가왔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지정된 크로거 빌딩으로 들어가서 인터뷰를 왔다고 하니 나를 대기실로 인도해 주었다. 일단 면접은 특이하게 수학 테스트 이후에 1 대 1 면접을 하게 되었는데, 수학 테스트는 우리나라 중3 수준으로 쉽게 마쳤고, 드디어 실제 면접을 하게 되었다. 나를 면접한 사람은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흑인이었고 나름 표준 미국 영어를 사용해서(흑인 특유의 억양 없이) 인터뷰를 듣고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다행히 인터뷰의 질문은 내가 미리 예상한 질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영어로 인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질문은 편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외국인으로서 미국 생활은 어렵지 않았는지 등등 나의 네 주 메를 잘 읽어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30~40분 정도 면접을 마치고, 나에게 일주일 내에 결과 통보를 주겠다는 언질을 주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