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어 교육을 위한 준비
굳이 외국어 교육의 적기를 따져 본다면 뇌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12세 이전이 효과적이다. 교육에는 중요시되는 결정적 시기가 있는데 모국어는 만 3세 이전, 외국어는 만 6세 ~ 12세 사이가 결정적 시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조기교육보다는 아이의 발달단계와 준비도에 따른 적기교육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언어를 빨리 배울수록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인지적으로 더 성숙했기 때문에 언어 학습의 속도가 빠르다. 12세 이전 영어교육을 시도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해서 혹은 아예 조기 영어교육의 기회를 놓쳤다고 낙심하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다.
언어는 초기 습득만으로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초영어회화 수준의 영어 구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언어는 습득 후, 정교해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언어는 소리가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어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정교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이때 습득한 외국어가 정교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모국어다.
외국어 실력이 모국어 실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조기 외국어 교육보다 반드시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모국어 교육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데 의외로 이 사실을 쉽게 망각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모국어보다 외국어 습득에 더 몰두하게 된다면 결국 모국어와 외국어 교육 모두에서 실패를 경험하기 쉽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교육에 있어 우선순위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순위가 꼬일 경우 교육 효과의 최대치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는 신체적/정서적/인지적 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언어교육의 시기, 과정, 결과 모두는 아이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다. 아이의 인지능력, 어휘력, 독서능력 등 아이마다의 개인차가 분명히 있음을 기억하자. 언어지능, 인지능력이 높은 아이 즉 역량이 뛰어난 아이라면 조기 영어교육의 시기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설 수 있다.
결론적으로 외국어 교육의 시작 시기는 아이마다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진실이다. 그렇다면 내 아이의 외국어 교육 스타트 시기는 누가 결정해야 할까? 학원 원장이나 영어유치원 선생님, 옆집 아줌마가 아닌 바로 양육자인 당신, 아이의 발달과 준비도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엄마가 결정해야 한다.
영어교육의 시작 시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집중적으로 영어에 몰입했는가 즉 영어에 노출되는 기회를 충분히 가졌는가가 영어실력의 질을 결정한다. 그리고 외국어 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언어적 자극은 주되 과중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5세 이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 집중력이 감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언어중추는 만 6,7세 되어야 완성, 그 이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역효과 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탄탄한 모국어 실력으로 무장
나의 육아 경험과 많은 상담을 통해 분명해진 것은, 모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확실히 영어도 잘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놀랍게도 부모들이 이 간단한 진실을 외면한다. 외국어 교육 열풍 속에 휩쓸려 주변에서 속속 발견되는 영어 영재들을 보면서 불안, 초조해지기 시작하면 사단이 나고 만다. 왜 또 하필 언어영재들에게 주목하는지…. 자녀의 능력이나 준비도, 성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을 잊고 급하고 과하게 영어교육에 뛰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난폭한 운전이 사고를 부르는 것 같이 이런 식의 무분별한 몰아치기식 영어교육은 성공은 커녕 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이 중요하다. 교육 혹은 외국어 교육에 대한 부모의 철학이 확고할 때 불안과 초조가 둔갑한 무모한 폭주로부터 부모 자신과 아이를 지킬 수 있다.
책과 친한 아이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폭넓은 독서와 의미 있는 대화로 우리말 실력 쌓기에 힘쓰라. 국내에서 영어를 익힐 때 책은 너무나 중요한 매체가 된다. 따라서 아이가 책 읽기를 즐긴다면 영어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를 어느 영어학원에 보낼까 고심하기보다는 책과 친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녀가 책 읽기를 좋아한다면, '홈코칭 성공 영어교육'에 매우 희망적이다. 우리 집의 경우도 다독을 한 큰 아이와 그렇지 않은 작은 아이의 영어실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학습태도 훈련 & 학습 준비도 갖추기
본격적인 영어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영어 그 자체보다 학습태도 훈련이 선행 혹은 병행되어야 한다. 집중력, 지구력, 자기 조절 능력, 탐구력.. 등 학습할 수 있는 기본 태도가 훈련되지 않고는 어떤 교육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학습태도조차 갖춰지지 않은 아이의 영어실력을 과연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겠는가. 간혹 의자에 잠시 앉아있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초등 자녀의 영어교육을 상담해오는 분들이 있다. 이런 경우, 영어교육이 부모의 바람대로 될 리가 없다. 아이의 학습태도와 학습준비도 챙기기를 잊지 말자.
영어에 대한 호감
영어에 대한 열린 마음과 태도도 중요하다. 영리하고 언어능력도 뛰어난 아이가 있었다. 근데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영어에 대한 심각한 거부감이 있었다. 지능, 준비도, 역량, 태도 모두 훌륭했지만 단지 영어에 대한 강한 비호감으로 인해 그 아이는 충분한 성취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이를 영어에 빨리, 많이 노출시키는 것 이상으로 영어에 대한 호감도 높이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적절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며 어릴수록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친숙한 영어 환경 조성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배경지식 쌓기
직/간접 경험을 통한 배경 지식 쌓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영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경지식 역시 매우 유용하다. 배경지식을 튼실하게 쌓아 둔 아이는 영어학습 전 과정에서 빠른 성취를 보일 뿐만 아니라 큰 고비 없이 필요한 영어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