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보면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햇살이 기울고,
바람이 불어오고,
비가 내려도
나는 묵묵히 걸어간다.
빠를 필요는 없다.
누구보다 앞설 이유도 없다.
다만 넘어지면 일어나고,
지치면 숨을 고르며,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는다.
어디쯤 왔는지 몰라도
나는 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딛는 동안
나는 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눈앞이 흐려질 때에도,
바람이 등을 밀 때에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작은 걸음들이 쌓여
언젠가 내게 다가올 풍경을
조용히 기다린다.
끝까지 걷는 마음,
포기하지 않는 고요한 힘이
나를 꿈꾸던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나는 믿는다.
지구력이라는
시간 위에 피어나는 가장 깊은 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