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이야기
요즘 자조적인 농담을 자주 합니다. 저에게는 좀처럼 빠지지 않는 지방과 사랑에 쉽게 빠지는 지병이 있다고요. 둘의 공통점은 절제와 통제가 어렵다는 것. 그래서 늘 안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십 대엔 나의 무능과 무기력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사랑을 시작하곤 했습니다. 습관처럼 연애를 했고, 그마저도 지치면 누군가를 짝사랑했습니다. 뭐라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거든요. 사랑 자체보다 ‘사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절실했습니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흘겨보면 세상 물정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사실 제 방황의 이유에는 삶에 대한 집착이 있었습니다. 자기혐오에 찌들어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살아내기 위해 사랑했던 나는 돌아보면 그 시간 동안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지내다가 어느새 사십 대. 문득, 사랑이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태어나서, 존재해서, 나를 만나서 고맙다’는 마음. 그것이 사랑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연인이 아니어도 가능한 이야기예요.
사랑 때문에 슬픈 날이 많습니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입니다. 가끔은 사랑이 내게 없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습니다. 마음속에 화수분처럼 차오르는 이 감정이 없었다면, 덜 고달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바라게 됩니다. 사랑 때문에 아픈 날보다 사랑으로 인해 기쁜 날들이 더 많기를. 사랑하는 삶이 축복이라고 느낄 수 있기를.
저는 여전히 어리고, 유약하고, 비현실적입니다. 변화를 꿈꾸며 현재의 나를 벗어나려 애썼지만,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를 포용하고,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나를 탓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요. 상처 앞에서 언제나 용감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엉망으로 흐트러진 나 자신부터 사랑하고 일으켜주겠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별은 찾아오기 마련이니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괜한 걱정으로 지금의 사랑을 흐리기보다는, 불안과 슬픔을 껴안고서라도 달뜬 마음으로 사랑에 빠져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