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에 대한 별의별 탐구
오랜만에 꿀잠을 자고 있던 한 여름날의 새벽, 미친것 같은 매미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직 해가 덜 뜬 새벽 5시.
안경을 벗으면 안경도 못 찾는 -6.0 시력으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갔다. 뒷베란다에서 귀가 찢어질듯한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뒷베란다 문을 닫아보아도 여전히 잠에 깰만한 소음이다.
흐릿한 눈으로 다가가보니 뒷베란다 창문 방충망에 검은 덩어리가 하나 붙어있다. 다 떨어져 가는 쌀포대를 들어 방충망 때리니 맴맴맴- 온 힘을 다해 부르짖던 매미울음이 줄어들며 매미는 저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침대에 누워 잠에 들기 전 여러 생각이 든다. 짝을 찾고자 온 힘을 다해 울어대던 매미. 나의 수면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내 쌀포대에 가차 없이 튕겨 떨어진 매미.
세상에 나온 2주 안에 짝을 찾고자 6층까지 올라와 암컷에게 제 소리가 묻힐까 귀청 떨어지게 울어대던 매미를 굴욕적으로 떨어트렸다 생각하니 괜시리 미안하기도 하다.
두어 달 지나 8월의 어느 출근길, 지난여름밤 미안함을 느낀 매미 때문인지 죽은 매미들이 다르게 보인다. 그 시끄럽게 활기찼던 매미들은 그저 카라멜라이징한 피칸처럼 동네 새들의 특식으로 아파트 단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매미들의 2주 간 열정이 끝을 다하고 폭삭 말라버린 모습을 보니 마치 한 프로젝트를 마치고 폭삭 말라버린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결론은 매미를 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난 현재 피폐하다는 생각을 하며 또 그렇게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