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 세계스노우 잼 대회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저자
내가 체육진흥과장으로 1년 6개월간 재직하면서 평일 주말 구분없이 다양한 종류의 체육행사를 셀 수 없이 추진하였다.
그중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의미 있는 행사나 이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강줄타기대회(2009년),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2009년)이다.
이 두 건은 내가 체육진흥과장 재직 시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행사와 이벤트였다.
2009년 연말과 2010년 2월까지 오픈한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 건인데, 설치와 운영상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음에도 광화문광장이라는 역사적 장소에 설치하는 만큼 디자인이나 편의성 면에서 최고의 시설로 탄생시켰다.
왜 하필 그동안 잘 운영해 오던 서울광장을 버리고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바꾼 경위는, 아무래도 광화문광장이 조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여서 대한민국,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광장을 통해 서울의 역사성과 다이나믹 함을 해외에 널리 홍보하려는 데 있었다.
그해 7, 8월경에 서울광장에 스케이트장을 설치하는 것을 기획하면서, 이전과 다르게 친환경 스케이트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제빙과정에 필요로 하는 전기에너지 일부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여 활용하는 것까지도 논의하던 중에, 갑자기 장소가 광화문광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장소가 바뀌면서 디자인도 새롭게 해야 했다. 아시다시피 서울광장이 타원형 구조라고 하면 광화문광장은 장방형 구조이면서 길이가 길어서 공간상으로 봐서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보다 더 크고 넓게 조성해야 했다.
스케이트장은 6,900㎡ 규모로 모두 3개의 링크가 조성. 대형링크(1,250㎡)와 중형링크(600㎡), 그 사이를 잇는 25m 길이의 얼음길과 얼음썰매를 함께 탈 수 있는 소형링크(400㎡)로 구성. 대형링크는 “서울 스노우 잼 대회” 개최(12.11.∼13.) 이후 정비하여 12월 21일 개장.
그래서 설치비용도 서울광장에 설치하는 것보다 20∼30% 정도 더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쩔 수 없이 우리은행 서울지역본부장을 찾아뵙고 PT 설명을하면서 추가되는 비용을 포함하여 스케이트장 설치에 필요한 비용 전액을 지원 요청하였다.
우리은행이 이전에도 서울시 시금고로서 사회적 기여 차원에서 스케이트 설치비용을 후원하고 있었다. 스케이트장 설치·운영은 매년 서울시체육회가 주관이 되어 추진해야 할 사항이지만, 예년보다 늘어나는 설치비용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서울시가 나서서 확보하는 게 타당한 조치라 생각해서 열과 성의를 다해 노력하였다.
설치비용도 원만하게 정리되었는데 엉뚱한 데서 문제가 제기되어 꽤나 애를 먹었다. 언론 등을 통해 두 가지 정도의 문제가 제기 되었는데,
첫째는 역사성이 있는 광화문광장에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게 타당한가?라는 것이다. 특히, 세종대왕상이 서 있는데 그 앞에서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게 괜찮은가? 하시는 분도 계셨다.
스케이트 칼날이 불경스럽다는 것이다. 모 여대 총장이셨던 분이 언론에 기재한 글에 그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른 사항으로는, 차가 많이 다니는 공간에 스케이트장을 설치하면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 등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텐데, 굳이 광화문광장에다 스케이트장을 설치 하려는가!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건은 다분히 감성적인 문제 제기라서 답할 가치가 없었다. 두 번째 건은 이전에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역시 직면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그리 큰 파장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을 오랜 기간 점용하는 행사를 진행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하고자 하면 기획 단계에서 서울시 광장운영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어서, 내가 위원회에 참석하여 위원들에게 설명을 드리고 안건을 통과시켰다.
설치하고 나서 그해 겨울에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던지! 눈이 많이 내릴 때면 허리 높이만큼 쌓일 정도였는데, 그 많은 눈을 치우느라 과장을 포함하여 모든 직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출동하여 삽질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스케이트장 설치하면서 고생한 직원들의 노력이 다른 큰 이벤트에 파묻혀 버린 것이 못내 아쉬웠다.
2009년 12월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과 연계하여 “세계 스노우잼대회”가 열린 것이다. 광화문광장에 거대한 높이의 스키점프대가 설치되고 세계적인 스노보드 선수 33명이 출전하여 그들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는 대회였는데, 그 화려함과 웅대함에 스케이트장은 부대시설 같은 느낌을 주었다. * 스키점프대 크기 : 높이 34m, 길이 100m
어찌 됐든 스케이트장에 몰려드는 인파를 관리하기 위해 핸드마이크를 들고 직접 질서유지를 하기도 하였고,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열심히 삽질했던 기억들이 새롭다.
그래도 어린이들, 특히 서울시체육회에서 취약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스케이트 강습을 하였는데, 처음 스케이트를 배우면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환하게 웃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뿌듯한 자부심도 가졌었다.
“그땐 가능했지만, 지금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그러나 행정은 때때로 상상에서 시작된다.”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내용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