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1992년 부산 국제시장 국제전자에서 구입한 QUAD Audio, 햇수로30년을나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다.
사용하는 동안 10년이 지난쯔음에는 고장이 나서 동네 전파상에서 고치기도 했고, 고쳤는데도 또 고장이 나서 용산 수리상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 놈은 집에서는 좌우 소리가 달라 속을 썩였는데, 수리점에 가면 정상 작동해서 해서 고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 5채널 DTS Audio에 밀려 작은방 구석에서 먼지가 쌓인 채로 몇 년간 방치되었다가, 장터 매물로 다른 사람에게 팔려 가선 고장 난 물건으로 나에게 돌아왔다.
그것도 정일까? 10년을 방치한 주인에게 무슨 정이 남아서 떠나기 싫어하는 걸까? 순간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나 갔도 돌아온 강아지 마냥 닦고 또 닦아 주었다. 그래도 이 놈은 새로운 Audio에 밀려 작은방에 있었다.
매일매일 신기술이 나와서 CD로 DISC로 음악을 듣는 일이 드물어지고, 이젠 핸드폰에서 노트북에서 블루투스로 연결만 하면 DIGITAL로 최적화된 오디오에서 멋진 음악이 나온다. 힘들게 커버를 벗겨서 음반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그런 편리함에 익숙해지던 어느 날, '미련'이라는 오래된 노래 소절을 듣고 어렵게 음반을 찾아 작은방에서 노래를 들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듣다가 순간 이 놈이 내가 찾아주길 이때까지 기다려준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묵직한 아날로그 음색에 빠져버렸다.
결혼해서 30년! 우리 부부가 가졌던 것 중에 지금 우리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물건이 뭘까....
새로운 것에 빠져서 바꾸고 버리고...
그러고 보니 남은 게 우리 둘하고 접시나 찻잔 몇 개 정도였다. 유행이 지나도 불편해도 우리와의 시간이 기록된 오래된 것! 오늘부터 이 놈은 거실장으로 돌아왔다.
이거 하나쯤은 앞으로도 함께 변하지 않게 가져가고 싶다.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주인을 기다려준 이 놈은 앞으로 얼마나 더 변덕스러운 나와 시대에 변화에 함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