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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하마 Aug 25. 2021

하드보일드 한 스토리와 시골생활

- 멍청하게 살았던 내 젊은 시절한테 하는 충고

놀면서 일하는 척하지 말 것

생각 자체가 없으면서 심각한 척하지 말 것

게으르게 살면서 부지런한 척하지 말 것 

남을 욕하면서 착한 척하지 말 것 

화를 내면서도 화나지 않는 척하지 말 것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지 말 것 

돈이 인생의 전부이면서 욕심 없는 척하지 말 것

전번도 모르는 친구한테 친한 척하지 말 것 

빈 깡통이면서 유식한 체하지 말 것 

  척은 잘 보이려는 욕심이다. 척은 과시하려는 허세다. 척은 상대를 속이고 결국은 자신까지 속이는 사기다. 자신을 속이는 것조차 모른다는 점에서 속 빈 자들이 앓는 질병이다. 척 병에 걸리면 나중에 숨이 끊어지면서도 죽지 않는 척 발버둥 거리다 거꾸러지고 나서야 척에서 벗어난다. 척하면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마음 내키는 대로 길을 만들어가면서 세상과 맞서기를. 이미 다른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기껏 좇아가면서 꿈이 어떻고 비전은 어떻느니 하는 헛소리는 늘어놓지 말기를. 삶을 추진하는 에너지는 흉내내기가 아니라 자신의 방식대로 사는 데서 생겨나는 것임을 기억하기를. 위대한 선장의 전설은 고요한 바다가 아니라 거친 물결이 만드는 것임을 기억할 것. 나이가 들어서 아, 씨발 그때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후회해봤자 죽은 자식 부랄 만지는 꼴밖에 더 되겠는가.

      

  뭘 할까 망설이는 시간에 벼룩시장이라도 읽어라. 읽는 것에서 멀어지면 먹고 자고 싸는 일 이외는 반응하지 않는 단세포 덩어리가 되고 만다. 

  인생의 언덕을 수직으로 뛰어넘으려고 하지 마라. 다리 부러지기 쉽다. 게으르지 말고 꾸준히 걷는 게 최선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고 거기에 집중하라. 결과도 따지고 보면 과정의 한 부분이다. 섹스를 하면서 임신과 육아를 떠올리면 오선생(?)이 오겠는가. 

  살다 보면 공든 탑도 무너지고, 하늘이 무너지면 솟아날 구멍은커녕 모든 게 끝이다. 그러니까 너무 쌓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하늘도 너무 믿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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