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길

by 참읽기

"엄마가 신겨줘."

보라색 부츠 입구에 발가락만 넣은 채, 아이가 나를 부른다. 쭈그리고 앉아서 찍찍이를 잡는다.

'새 신이라 달라붙어서 잘 안 떼지는구만.'

쯔아악. 입구를 벌려 아이의 발을 밀어 넣는다.


집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영하의 날씨에도 지하 2층 주차장 공기는 포근하다. 삑! 자동차 문을 연다. 아이는 차 근처를 뱅글뱅글 돌뿐 오르지 않는다. 마법의 주문을 꺼낼 때군.

"10, 9, 8, 7, 6, 5, 4, 3, 2, 1, 0!"

0까지 기다렸다가 차로 폴짝 뛰어오른다. 어린이집으로 출발.


아이는 바깥 풍경을 쳐다보다가, 언가 생각났는지 재잘대기 시작한다.

"'알아'는 기억이 나는 거고 '몰라'는 기억이 안 나는 거야."

노래도 한 곡조.

"뽀롱뽀롱뽀롱뽀롱 뽀로로"

"타요타요 타요타요 개구쟁이 꼬마 버스"


노래 르다 보면 10분 거리 어린이집은 금방이다. 찰칵. 아이는 풀려나자 누나 자리 한번 만지고, 계기판 들여다보려고 몸을 쭉 뻗는다. 다시 한번 마법의 주문.

"10, 9, 8, 7, 6, 5, 4, 3, 2, 1, 0!"

0에 맞춰 타닥 뛰어내린다.


도도도도 도도도도. 어린이집을 향해 달린다. 입구에서 벨 니노니노, 출석카드 띵동. 선생님이 문을 열어 맞아주신다. 아이는 배꼽인사를 꾸벅한다. 낑낑 혼자 보라색 부츠를 벗는다. 신발장에 올려놓는다.


오늘도 멋진 날 보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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