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완벽하지 않아서

by 소혜


지난가을 어느 전철역에서 다리가 하나인 비둘기를 만난 적이 있다. 뒤뚱뒤뚱 걷는 친구들 사이에서 고장 난 스프링처럼 한 발로 콩콩거리는 모습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몇몇 사람들은 그 모습이 불쌍하다며 수군거렸고 그 사이 열차 한 대가 멈췄다가 떠났다. 외발 비둘기는 어느새 내 앞의 벤치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가만히 구경하고 있었다. 내려올 때 발이 아프지 않을까 괜히 마음이 쓰이는 사이, 여유롭게 날개를 펄럭거리며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더니 곧 친구들과 함께 멀리 날아갔다. 참, 너는 날개가 있지. 가끔 나도 모르게 존재 자체보다 결함이 더 크게 보일 때가 있다. 아까 수군대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안내음에 맞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플랫폼 앞에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그들이 이곳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따스한 안도감이 가을빛처럼 일렁이던 오후였다.


외발 비둘기는 유연한 날개로 힘껏 날아갔다. 땅에 착지할 때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얼마든지 멀리, 마음껏 갈 수 있을 것이다. 열차를 타고 어딘가로 흩어지는 우리 모두 제 몫의 결함을 품은 채 나아가고 있었다. 차창에 흐릿하게 비친 내 모습에도, 환한 빛 아래 서있는 이들에게도, 씩씩한 걸음과 힘찬 목소리를 가진 이들에게도 모두 드러나거나 숨겨진 결함이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서 조금 쓸쓸하고 대체로 사랑스럽다. 어쩌면 어딘가 부족하고 모난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고 손을 내밀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아끼는 다이어리를 꺼내 첫 장에 적힌 문장을 다시 읽어본다.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사랑하기. 생각해 보니 매년 적었던 말이지만 나 자신에게 가닿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문장 앞에 괄호를 치고 ‘나에게도’라고 적는다. 이제 결핍에 이름을 붙이거나 스스로를 부풀리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늘 가볍고 유연하게 주어진 날들을 보내고, 지금처럼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쓰고 싶다.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중심을 잃지 않는 스프링처럼, 그런 다리로 자유롭게 비행하는 비둘기처럼.

저마다의 속도로 날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녕 콩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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