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해 줄곧 비워놨던 투명.
의미 없이 남아있는 곳.
누구의 자리도 아닌 자리.
처음부터 비어 있던 투명.
과거에도, 지금도 아무것도 아닌 공백.
하지만 때때로는
숨쉬기 위한 실낱같은 틈.
앉아있을 수 없을 정도로 지친 몸을
나도 모르게 기대는 곳.
문득 옆을 돌아봤을 때
누군가가 앉아있길 바라는 옆자리.
외로운 내가 언젠가 가져다 놓고
그 의미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분주했던 증거.
먼지가 뒤덮이고
이젠 삐거덕거리는 그 곳에
누군가 앉을 거란 기대는 바랬지만
그럼에도 지금도 느껴지는 선명한 여백은
처음부터 누군가를 위해 비워놓은
아주 작은 틈이었음을.
버리는 것은 결국
채우기 위함이고
비워 둔 것은 결국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