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 Back

보이지 않아도 한 사람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

by 지그시

스스로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


보이지 않아서

없다고 여기고 마는,


사랑하는 사람의

작고 깊은 음지.


그 사람을 이루고 있음이 분명한

짙고 어두운 빛을 띤 한 조각.


빛을 받으면 반짝이지 못하고

그 대신 아파오는 것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래서 숨길 수밖에 없었던 것들이

그 좁은 등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어느새 내 뒷모습에서는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제서야 알았다.


그 뒷모습에

스며있는 그 사람의 이야기에

단 한번도 귀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반짝이던 것들만이 아님을.


약한 내 등을 쓰다듬으며

나를 나 자신보다 믿어주던

깊은 눈빛 너머에는


누군가의 온기를 필요로 했던

당신이 있었음을.


그래서 누구보다도

따스하게 어루만져줄 수 있던

어린 당신은 지금


주름 잡힌 두 눈으로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이전 09화갑자기 내리는 비 / Sudden sh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