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 Dawn

밝아오는 하늘과 저무는 하늘은 모두 같은 자리에 있었다

by 지그시

밝아오는 것과 저무는 것의

이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새벽과 황혼을

가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밝아오는 해와 저무는 해가

다른 색으로 하늘을

물들여도


해가 뜨기 전의 새벽과

해가 진 후의 밤은

너무나 닮아 있어서


하지만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에


알 수 없다는 것은

두렵기만 한 일이었다.


아름답기만 한 이름에는

쓸쓸함이 있다.


흘러버리는 시간이

그 이름 한 편에는 묻어있다.


산책하는 길,

새벽을 거쳐 아침이 되는

풍경을 가만히 마주하고 서자


흐르는 시간 속에

새벽을 지나지 않는 밤은 없고

밤을 지나지 않는 새벽은 없음을,


오로지 밤인 것 같은 시간 속에서도

아주 작은 틈새로

여명은 조금씩 스며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의 손이

어두움을 거치고 다가와


내 안 깊숙이

아로새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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