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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삿포로의 여름(2)

2023년 여름, 삿포로.

by 방랑자 환상곡
이번 주 이야기는 <일본; 삿포로의 여름(2)>입니다.

<일본; 삿포로의 여름(1)>은 여기​에서 만나보세요!


셋째 날

쾌청한 아침입니다.

일본 여행 사진을 보다 보니, 또 일본이 그리워지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이번 달 말에 다시 일본을 찾기로 했습니다.


삿포로의 여름이 정말 더웠는데요, 다른 지역은 또 더 덥겠지요?


여름에 일본 여행을 한 번 다녀온 사람은 두 번 다시는 가지 않는다고들 하는데요...

정말 더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도전해 봅니다.....

(이번 달엔 후쿠오카로 갑니다!)


셋째 날은 엄마와 동생과 함께하는 여행이 조금은 익숙해진 때였습니다.

원래 이 날 온천을 갈까 생각했었는데,

동생이 말하길, 이 날씨에 온천을 가면 머리가 터질 수도 있을 것 같답니다.


온천은 깔끔히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맥주 박물관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맥주를 정말 좋아하십니다. 저희는 항상 자제를 부탁드립니다만...


요즘은 그래도 건강을 생각해 논알코올 맥주를 드십니다.

맥주의 알코올이 아니라, 맥주의 시원함이 좋은 것이라며 잘 드십니다.

이곳에서 맛보았던 새로운 맥주가 있습니다.

저는 탄산이 강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 맥주는 맛이 깔끔하고 탄산이 세지 않아 제 입맛에 딱이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맥주 세트를 사 가고 싶었지만, 너무나 더운 날씨에 이 맥주를 들고 다닐 생각을 하니 막막해, 아쉽지만 사 오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찾아보니 잘 팔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시 드셔보신 분 계실까요??




점심으로는 라멘 골목에서 라멘을 먹었습니다.


이 날, 정말 많이 더웠던 기억이 납니다.

라멘 집에 들어가서 티슈로 연신 땀을 닦아내던 것이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더군다나 뜨거운 라멘까지, 땀을 완전히 폭발시켰죠.


그래도, 맛있는 식사였습니다.

요리사 분들의 열정적인 라멘의 기운을 받아,

땀과 함께한 열정 넘치는 식사였습니다.(;;)


다음은 스스키노 역 인근으로 향했습니다.

유명한 니카상도 구경해 줍니다.

조금 걸으며 구경하던 중, 너무 더운 나머지 롯데리아에 들어가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마시며 에어컨 기운을 만끽했습니다.


여름 여행은 잠시 쉬어가는 것이 필수인 듯합니다.


삿포로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차”라고 생각합니다.

전차는 일본만의 분위기,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물씬 풍겨내는 아이템입니다.


부수적인 것들, 지저분해 보이는 것들을 눈에 보이지 않게 지하로 숨기곤 하는데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너무나 편리하고 너무나 효율적인 것들만 추구하기보다,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가 보면 어떨까요?


지하철은 까만 지하의 배경을 보고 이동하지만,

전차는 다채로운 풍경을 즐기며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며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당장에 빠르게 가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나의 것을 꾸며가는 것이 더 바람직함을 느낍니다.




이날, 삿포로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야키니꾸입니다.

예약을 하지 않아, 식당 찾기에 애를 먹었습니다. 유명한 곳들은 모두 자리가 없어 몇 곳을 돌아다닌 후에 찾은 식당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맛있었습니다! 비싸긴 합니다만...

그냥 소고기가 아니라 양념된 소고기를 구워 먹으니 감칠맛에 감칠맛을 더한 듯한, 미각을 깨워주는 맛이었습니다.


마지막 저녁식사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스스키노의 야경을 즐깁니다.

역시나 도시의 불빛은 해가 지고 나서 더욱 빛나는 법이지요.


이곳에서 엄마와 동생,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셀카를 많이 찍었습니다.

닮은 듯 다른 듯한 저희 가족 세명의 사진을 가끔 문득 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찾아오는 사진이 바로 이 날, 니카상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행은 모든 것이 새롭고 특별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오히려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잘 아는 루트를 경험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기에, 그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날

삿포로 마지막 날입니다.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나와, 마지막 홋카이도를 즐기며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1편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다시 생각해 보아도 숙소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더웠고, 좁았고, 낡았었습니다. 그래도, 선풍기 하나로 셋이 돌려가며 잘 잤고, 오히려 가족이라 다행이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이후, 엄마와 동생과 베트남 호치민에 또 향하게 되는데요. 그때는 가장 먼저 숙소를 좋은 곳으로 예약했습니다.


삿포로에서의 기억이 꽤나 강렬했죠.



다음 여행은 <베트남; 호치민에서>로 돌아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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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