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순찰하는 새, 인간 호랑이를 지켜보며

인간의 얼굴을 한 짐승과, 짐승의 가면을 쓴 인간 사이

by 디바인힐러

사라진 침묵 속에 울리는 감시자의 울음


깊은 밤, 숲의 정적 위로 들려오는 네 박자.

그것은 이 시대가 망각한 감시자의 울음이자,

사라지지 않겠다는 존재의 조용한 선언이었다.


아, 아, 아, 아…

밤의 숨결이 내려앉은 11시 38분,
하루가 스스로의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기는 그 시간,
그 소리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모든 것이 침묵할 때,
그 새만이 목소리를 내는 자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호랑이는 사라졌지만, 인간은 짐승이 되었다


예전엔 말했지.
“산중호랑이(山中虎狼) 조심하라.”

그러나 지금은

“인심호랑이(人心虎狼) 조심하라.”

로 바뀌었다.

산을 오르려다 문득 발걸음을 돌리는 건

더 이상 짐승 때문이 아니다.

오늘날 나를 산에서 쫓아내는 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이기(利己), 폭력(暴力), 탐욕(貪慾).

그것이 어쩌면 지금,

세상의 가장 깊은 숲 속을 지키고 있다.



새는 감시자인가, 경고자인가


그 소리는 마치

순찰하는 경찰의 호루라기 같았다.
희미한 달빛 아래,
누구보다 먼저 어둠을 걷고,
누구보다 뒤에서 인간을 살피는 존재.

“불이 꺼진 창가에도 누군가는 깨어 있다.”
그런 경고처럼,
그 새는 말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어디에 있든, 너를 본다.

무엇을 하든, 잊지 말라.

너도 결국, 자연 속 일부라는 것을.



새는 벼랑 끝에서 울고 있었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그는 세상을 내려다본다.
그러나 그 눈빛은 결코 높지 않다.
그것은 베개를 베려는 나의 귀 끝에 도달하려는, 낮고 오래된 울음이었다.
그는 위에 있지만
결코 내려다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잃어버린 '양심'과 '경계'를 대신 울어주는 것처럼.



새는 나의 동료이며, 나의 질문이었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저 친구는 왜 이 시간에만 오는 걸까?”


“왜 항상 같은 리듬일까?”


“그 소리는 누굴 향한 것일까?”


혹은 이런 질문도 품는다.
“저 새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파묻힌 ‘양심의 화신’이 아닐까?”



그 소리는 잠들지 않는 거울이었다


그 새는 누군가를 깨운다.
잠자는 마을을 깨우지 않고,
잠든 양심만을 흔든다.

“경계하라.
아름다움 속에는 때때로 위험이 있고,
침묵 뒤에는 종종 외침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 소리는 멀어지지 않는다.
우리 마음 깊은 곳, 가장 침묵한 자리에 남아 울리고 있다.


‘호시우행(虎視牛行)’ — 호랑이의 눈으로 세상을 살피되, 소처럼 느리게 걸어라.

그 새는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그 소리를 듣는다, 아니 마주 앉는다


그 새는 어느새 나의 친구다.
나의 두려움을 이해하는 자,
세상의 위험을 감지하는 자,
그리고 아직 잊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목소리.




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그 소리는 들릴 것이다.
왜냐하면
그 새는 외롭고 겁 많은 이들을 위한 밤의 등불이니까.

그리고 오늘 밤도

나는 그 소리를 마중 나간다.


아, 아, 아, 아…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다시,

인간이란 존재의 본질과

잊고 있었던 나 자신을 조용히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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