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보다 먼저 도착한 아이의 실 한 타래
《하늘의 끝을 꿰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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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기억의 틈에 실을 꿰는 작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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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먼저 울기 시작했다.
구름은 찢어졌고, 바람은 길을 잃었다.
그 틈을 타고, 말없는 아이가 내려왔다.
손에는 오래된 은빛 바늘 하나,
눈물빛으로 엮인 실 한 타래가 조용히 감겨 있었다.
발아래엔 찢긴 하늘 조각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하늘은 더 이상 푸르지 않았다.
전쟁의 포화, 잊힌 이름들, 끝내 전하지 못한 인사들이
하늘을 찢어 놓고, 빛을 잃게 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아픔이 되었고,
그 아픔은 침묵 속에 묻혔다.
아이는 상처 난 하늘 가장자리에 손을 올렸다.
바늘을 꿰고, 실을 밀어 넣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너의 상처 난 하늘을 꿰매기 위해 태어났어.”
그날 이후, 아이는 하늘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땅은 밟지 않았다.
아픈 틈마다 바늘을 찔렀고, 조용히 실을 엮어 나갔다.
붉게 찢긴 곳엔 자주색 실,
잊힌 사랑 위엔 노란 실,
폭력과 외면이 지나간 자리엔 푸른 실이 감겼다.
밤하늘은 점점 변해갔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말했다.
“요즘… 하늘이 조금 따뜻해졌어.”
“별이 더 오래 머무는 것 같아.”
가장 크게 찢긴 하늘 아래, 한 마을의 광장에서 아이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곳은 매일 누군가가 무너졌던 자리였다.
울음이 멈추지 않았고, 희망은 늘 멀었다.
아이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 실은 이제 모두의 마음으로 짜인 실이었다.
바늘은 천천히 움직였고,
마지막 한 땀을 꿰맬 때,
아이의 손끝은 바람처럼 희미해졌다.
입가에는 아주 조용한 미소가 번졌다.
“그 아이, 기억하시나요?”
“상처 난 하늘을 꿰매던 작은 아이 말이에요.”
누군가는 잊었고,
누군가는 영원히 기억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누구나 밤하늘을 볼 때면,
별을 따라 이어진 빛의 선 위에
누군가의 손길을 느꼈다.
달빛은 꿰맨 자국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고,
그 선은 마음의 봉합선처럼 가만히 반짝였다.
다음 날 아침,
하늘에는 별자리처럼 흰 실자국이 이어졌고,
한 아이가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었다.
그 비행기엔 단 하나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나는… 너의 상처 난 하늘을 꿰매기 위해 태어났어.”
그날 밤, 하늘 끝에 남은 실 자락이
살며시 별 하나를 감싸고 있었다.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를 꿰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하늘을 잇고, 마음을 꿰매며,
우리의 시선 너머에서 세상을 조용히 붙들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우리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그 하늘은 다시 하나로 이어져 있다.
그 아이는 사라졌지만,
그 꿰맨 자국은,
우리 모두의 가슴 위 하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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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꿰맨 아이에 대하여
이 아이는 단순한 주인공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시작이자, 우리가 잊고 살았던 따뜻한 사명입니다.
그가 꿰맨 것은 하늘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너진 식탁 위 가족의 말, 외면받던 어린 눈동자,
그리고 우리가 미처 감싸지 못한 서로의 상처까지.
그 아이는 실을 들고 있었고,
우리는 그 아이를 통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마음의 감촉’에 관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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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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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끝을 꿰맨 아이》는
전 세계 80억 마음의 틈을 꿰매기 위한 감정의 실타래이며,
각 편은 하나의 생명선입니다.
브런치 감동 시리즈 보기:
https://brunch.co.kr/@5afb6438f757404
글 · 그림 | 디바인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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