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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는 단어
아빠라는 단어가
불현듯 떠오른다.
아마도 오래 잊고 지냈던 말일 것이다.
그동안 아들이 불러주던 ‘아빠’—
때로는 다정했고,
때로는 퉁명스러웠던 그 소리.
잊고 지냈던 것처럼,
오늘은 문득 다시 떠오른다.
명절이 가까워져서일까.
수년 동안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의 몸에게 위로가 된다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었지만,
소용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한동안은
영적인 탐구를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너무 깊이 들어간 탓일까.
이제는 종교라는 것도
내게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고통이 너무 깊으면
두레박조차 닿지 않는다.
종교조차 닿을 수 없는 곳,
그곳이
사람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