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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22. 2022

고독사를 피하는 법

리처드 로퍼의 소설

  이 책은 소설이다. 픽션인지, 논픽션인지는 모르겠다.

 

구청에서 유족이 없는 죽음을 처리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주인공 앤드루는 사망자의 유족과 재산을 조사하는 업무를 한다.


취업 면접할 때 면접관이자 직장 상사가 된 캐머런에게 가족이 있다.라는 거짓말을 하고 취업에 성공한다.

그 후 그의 거짓말은 계속된다.


어느 날 캐머런이 팀 단합을 위해 순번제로 가정방문 저녁 회식을 건의하고 진행된다. 신입 직원 페기가 앤드루와 함께 사망자의 재산조사일을 하면서 가까워진다.

    

  소설에 여러 고독사가 등장한다. 연고자가 없는 사람, 연고자는 있지만, 연락을 끊은 지 오랜 사람 등


작가는 “사람은 누구나 제 몫의 의자를 갖고 있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여생이 아무리 단조롭다 해도, 그들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할 사람, 그들이 고통을 겪고 사랑도 겪고 그 밖에 모든 일을 겪은 이 세상의 구성원이었음을 인정할 사람이 장례식장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견딜 수가 없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만일 삶을 함께할 누군가를 또 만나게 된다면, 사랑 말고 다른 이유는 없을 거라고, 일단 결혼했으니까, 또는 동반 자니까 같은 이유로는 만족하지 않겠다.

마지못해 사랑하는 척하는 느낌이 들면 사랑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고 끝내야 할 때가 온 것이겠지.”


우리 중 누구도 삶이 시작할 때 끝이 어떨지, 혹은 우리의 여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순한 영혼과 함께한다면 분명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고령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단독가구라는 통계가 있다. 점점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죽음도 혼자 맞이하리라.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이런저런 인연을 쌓고 살아온 인생의 종지부를 함께 할 사람 없이 혼자서 가야 하는 저승길은 더 외롭고 쓸쓸할 것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에는 “고독청”이라는 부서가 생겼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제일 힘든 것이 외로움이다.

가까운 사람들은 점점 멀어져 가고 함께할 반려동물도 없이 TV만 벗 삼아 살아가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인들이다.     


  “고독사를 피하는 법”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일찍 죽은 아버지, 병마에 시달리다 청소년기에 엄마마저 보내고 하나밖에 없는 누나도 이국땅에서 갑자기 죽는다. 그런데 그 누나는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동생에게 유산으로 준다는 유언장을 남겼다.


없는 가족을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면서 인터넷 동호회 채팅방에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주인공 앤드루가 고독사를 피할 방법은 진실과 사랑, 화해와 배려였다.


이제 남은 생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고독사를 자초하거나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독사를 피하는 법, 리처드 로퍼 저, 진영인 옮김. 2021.04.28. ㈜민음사.

   

리처드 로퍼 – 논픽션 편집자이자 작가. 영국 남부 스트랫퍼드 어포 에이번에서 자라 셰필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 런던에서 살고 있다.


진영인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비교문학 협동과정 졸업.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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