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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23. 2023

구병모 지음 『파과』

예전에 구병모 작가가 쓴 ‘아가미’를 읽은 적이 있다. 

소년이 강 근처에 살면서 아가미를 가진 인간이라는 좀 황당한 설정의 소설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익어 이 책을 읽었다.     


소설은 이야기다. 시대를 반영한다. 그 사회에서 일어남직 한 일들과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픽션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수긍할 수 있는 주제를 꾸민다. 그런데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청부살인’업과 그 청부살인을 하는 사람들을 화자로 설정하였다. 2018년에 나온 소설인데 우리나라가 청부살인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청부살인업을 하는 주인공은 50대 여자다. 초로의 신체에 나이 듦을 느끼고 신체적 기능이 떨어짐을 자각한다. 이 소설에서 청부살인은 ‘방역’이라고 한다. 젊은 시절 한 가장을 청부살인 하였고 그때 그 가장의 아들도 공수부대를 전역하고 청부살인을 한다. 같은 회사에서 만나고 그 아들은 주인공에게 앙갚음을 한다. 라는 줄거리다.     


내용 설정이 현실과 괴리가 커서 읽으면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화장터에 직원과 동네 병원의사 등 청부살인업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자들이 공조하는 상황이 낯설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를 위해 사실적 묘사에 필요한 설명도 따로 노는 것 같다.     


제목이 ‘파과’라는 것도 내용과 연관이 잘 안된다. 아마 주인공이 나이가 든 여자라서 청부살인을 하기에는 늙었다는 것을 전달하려는 의도인가 ‘파과’라는 제목에서 받는 느낌은 과일이 싱싱하지 않은 상품 가치를 상실한 상태라는 말로 이해된다. 다시 읽고 싶지 않다.     


책 소개

구병모 지음 『파과』 2018.04.06. ㈜위즈덤 하우스 미디어그룹. 342쪽. 14,000원.

     

구병모. 2008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2015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작가상과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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