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의 단편소설
이 책은 ‘이우’의 단편소설 여덟 편으로 되어있다.
“고향”은 어렸을 때 버려진 ‘성원’이의 이야기다.
전쟁통에 여자와 노인들만 사는 동네에서 집 앞에 버려진 성원이를 데려다 키운 ‘할머니’와 살다가 죽자, ‘이모’라고 부르는 새댁과 함께 성장한다. 전쟁이 끝나고 남편이 돌아오자 성원이는 절에 맡겨져 중이 된다. 14년 만에 찾은 ‘고향’에 ‘이모’는 늙고 ‘성원’이라고 불리는 이모의 아들을 만난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지만 왜? 뻐꾸기 같이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체 살아간다.
“페스소나를 위하여”, 공시생이던 수림이는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빠진다. 팔로우가 30만 명이 되고 ‘공시생’ 생활을 끝낸다. 동네 피트니스 센터 모델로 시작한 그녀는 이곳저곳 광고 모델이 되고 인기인이 된다. 이모의 부탁으로 건강보조 식품을 선전하다가 부정식품으로 단속이 되면서 악풀이 달리고 결국 자살을 택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거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카톡, 인스타, 블로그를 즐긴다. 팔로우의 댓글에 웃고 울고 한다. 이제 어쩔수 없는 사회현상이 되어버린 SNS의 환상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문제를 지적한다.
“야생의 사고” 비행기 사고로 야생에 추락하여 구조된 화자는 그곳에서 삶이 영원할 것처럼 느낀다. 밀림의 전사가 되기 위해 원주민들과 살아가는데 나타난 구조선에 다시 문명으로 돌아온다. “에덴으로부터의 추방” 대학 입시를 치룬 ‘현석’과 ‘종수’는 친구다. 입학식을 하기 전까지 당구장에서 술집을 전전하며 청춘을 즐긴다. 총각 졸업을 하자면 윤락가를 찾고 나오는 모텔에 벼락이 떨어진다. 성경 말씀에 태초에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것을 모티브로 한다.
“갑오년의 유가” ‘한수’는 열여섯 번 초시에 합격하고 복시를 치르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양에서 본 과거가 또 낙방이다. 서른아홉의 나이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데 방이 붙는다. ‘과거제도 폐지’ 결국 정신이상으로 광대패에 들어간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현실에서 정신이상이 된 ‘한수’와 현재에 노량진에서 벌어지는 공시생들의 기약 없는 공부를 떠오르게 한다.
“무대는 사라졌지만” 일선 최전방 고지 OP에서 경계병으로 제대를 3개월 앞둔 화자의 이야기다. 느긋하게 전역을 앞두고 있는 화자의 소대에 신입병이 들어온다. 부대에 적응을 못 하고 자살한다. 그런데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DMZ내 OP를 철거한다. 화자는 신입병에게 군 생활은 연극무대라고 주입한다. 그런데 연극무대가 사라진 것이다.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역사는 흘러가고 사건을 발생한다. 영원할 것 같던 OP가 폭파되고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지만 끝난 것이 아니다.
“생태교란종” ‘수영’은 얼굴이 못 생겼다. 연애를 하고 있는 남친‘우형’은 그런 ‘수영’을 단지 섹스파트너로 생각한다. 데이트는 모텔 내에서만 한다. 흔한 카페에 한 번 가보지 못한 ‘수영’은 친구를 만나 남친의 마음을 떠보라는 조언을 받고 거짓으로 임신했다고 한다. ‘우형’은 이제 그만 끝내자면서 떠나간다. 그 후 ‘수영’은 성형수술을 하고 몰라보게 예뻐진다. 사회는 그녀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모든 남성이 그녀를 본다. 다시 만난 ‘우형’은 더 이상 당당하지도 않고 멋진 남친의 모습이 아니다. 아빠가 가는 낚시터에 갔다가 외래종 ‘베스’이야기를 듣고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태우고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한다.
“회색의 함선” 일본 침략기에 갑자기 잡혀간 ‘덕수’는 군함도에서 노역을 한다. 전쟁이 끝나고 귀국하는 배에서 탈진으로 숨진다. 가슴 아픈 역사 속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다.
여덟 편이 소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단편이 갖고 있는 재미에 빠졌다.
책 소개
이우 지음 『페르소나를 위하여』 2021.06.11. 몽상가들. 353쪽. 13,500원.
이우 – 데뷔작 장편소설 “레지스탕스”를 시작으로 꾸준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