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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19. 2023

선자은 지음. 『아무 사무소의 기이한 수집』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에 끌려 읽었다. 

젊은 작가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소설은 단편 여러 개를 모아놓은 것 같다.  

   

‘아무 사무소’라는 곳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주인공 ‘나’는 ‘만으로 스무 살이 안 된 10대 여자, 방과 후 아르바이트로도 가능, 평범하고 흔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는 모집 광고에 딱 맞다. 10대이고 고등학교 휴학생이다. 평범하고 흔한 사람이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바로 채용돼서 다음 날부터 출근이다. 하는 일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녹음하고 그 내용을 보고서로 제출한다. 증거물이 있다면 같이 제출한다.      


첫 번째 대상은 10대 중학생이다. 뚱뚱한 몸 때문에 고민하다가 친구가 주는 알약을 먹으면 한 알에 1kg 빠진다. 그런데 약 한 알을 먹을 때마다 누군지 모르지만, 사람이 한 명 죽는다. 40개의 알약으로 40kg가 빠졌다. 그런데 40개의 알약을 먹었다는 사실은 40명의 사람이 죽어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래서 ‘아무 사무소’에 상담한 것이다.      


두 번째 대상은 티셔츠를 뒤집어 입으면 ‘도플갱어’(닮은 사람) 가 나타난다. 남자 고등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만나러 가는 데 유명 메이커 티셔츠를 입고 간다. 그런데 뒤집어 입은 것이다. 뒤 집어진 것을 모르고 간 모임 장소에 자신을 꼭 닮은 녀석이 앉아 있다. 그리고 자기에게 형이라고 부른다. 친구들은 언제 쌍둥이 동생이 있었냐고 묻는다. 결국 티셔츠를 다시 뒤집어 입고 도플갱어는 사라진다.     


‘저주인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애가 갖고 있는 카메라가 사람을 변하게 한다. 다른 사람을 향해 찍으면 그 사람은 내면에 있는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된다. 현재 있는 성격을 없애고 잠재되어 있는 성격이 표출된다는 것이다. 주인공 ‘나’는 우연히 그 카메라를 갖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이상한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있는 ‘아마 사무소’ 소장을 향해 찍는다. 소장은 다른사람이 되어 사라진다.     


바람개비, 토끼굴, 손전등 등 물건에 사연을 만들어 이야기한다. 예전에 일본소설을 읽고 느꼈던 감정이 생각난다. 매일 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에 관한 이야기, 떠다니는 집에 관한 이야기 등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기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하긴 평범한 이야기가 재미있을 수 없다.               


책 소개     

선자은 지음. 『아무 사무소의 기이한 수집』 2021.04.03. 슈크림북. 199쪽. 13,000원.     

선자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팬더가 우는 밤』으로 제1회 살림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소설 『계약자』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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