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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23. 2022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를 읽고

뇌세포 아교세포에 관한 연구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의과학계의 판도를 뒤바꾼 작은 뇌세포에 관한 책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치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고혈압,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입장에서 뇌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넘치는 의학 상식과 정보로 면역의 중요성에 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해서 발생하는 질병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TV를 통해 본다.

대표적인 질환이 류머티즘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뇌에도 면역체계가 존재하고 과잉적인 면역체계가 생겨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뇌과학에서 뉴런과 뇌세포, 전두엽, 측두엽, 뇌간 등 뇌기능과 조직에 관한 연구가 많이 발달해 왔지만, 뉴런이 아닌 뇌세포 아교세포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10년 전부터 뇌세포인 아교세포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아교세포의 네 번째 유형인 ‘미세아교세포’에 관한 연구로 그동안 불가능했던 치매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병, 자폐증 같은 신경정신계 질환에 대한 치료도 원인을 밝힐 단서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뇌 관련 질병들이 엇나간 미세아교세포와 뉴런의 상호작용 탓에 시작된다는 과학적 증거의 수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냅스와 뇌의 신경 네트워크를 복구함으로써 인간을 이롭게 할 방법으로 ‘뇌 해킹 치료’가 개발되고 있다.     

 

사람의 성장 환경과 생물학적 요소들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경험, 보호자와의 관계, 외상 사고가 한데 어우러져 개개인의 뇌신경구조가 자리 잡아가는 방향을 좌우한다.

인간의 뇌와 감정 반응 능력은 사람이 태어난 순간부터 바깥세상에서 쌓은 온갖 경험을 토대로 형성되고 발달한다.

보고 듣고 만짐으로써 양육자와 주고받는 자극 하나하나가 새 뇌 회로의 건축 재료로 쓰인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모하는 뇌 구조는 우라 성인이 되어 세상사에 대처하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발레리나는 어떻게 제자리 돌기를 몇 바퀴나 하고서도 태연할까?

피아니스트는 어떻게 눈을 감고도 그 어려운 곡들을 음 한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연주할까?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타고난 건 아니다.

뇌신경회로가 긴 세월에 걸쳐 서서히 변해서 예전 같으면 감당 못 했을 일들을 해낼 수 있게 됐을 뿐이다. 뇌가 오랜 훈련을 통해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작동하는 법을 익힌 셈이다.


뉴로피드백도 이와 비슷하다. 뇌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훈련하고 자기 조직화하고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에서다.     

17세기에 철학자 데카르트가 심신 이원론을 창시하면서, 사람 마음과 몸이 서로 독립된 개체로서 기능한다는 사상은 21세기로 넘어오도록 수백 년 세월을 의료계의 정설로 인류의 사고방식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뇌가 하나의 면역 장기라는 사실을 안다.


‘인간은 후각, 촉각, 미각, 시각, 청각이라는 오감을 가진 존재다.

여기에 내 몸을 중심으로 공간을 인식하는 고유 감각기를 우리는 흔히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체 면역반응과 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두 면역계 사이에서 쉼 없이 일어나는 양방향 소통을 우리는 일곱 번째 감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호기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뇌 과학의 발달로 맞춤형 의료체계가 실현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책 소개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최가영 옮김. 2021.04.28. ㈜로크미디어. 19,800원.


도나 잭슨 나카자와 – 신경과학, 면역학과,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책을 여러 권 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최가영 –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원을 졸업,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과학 및 의학 분야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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