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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일리아스』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영웅의 전쟁이야기」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영웅의 전쟁이야기」이다.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는 궁극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우스』의 저자이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플라톤은 그를 최초의 교사이자 지도자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를 극작가라고 불렀다.


호메로스는 출생지나 활동 연대에 대해서 남겨진 기록이 없다. 작품에 구사된 언어나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BC 800년에서 BC 750년경 활동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시기에 현재 우리가 고대 그리스라고 이해하는 발칸반도와 소아시아에는 소규모 도시(폴리스)가 1,000여 개 이상 만들어졌다. 폴리스의 규모는 대부분 작았으며, 인구가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에 이르렀다. 이 도시 중 가장 강성했던 곳은 아테나와 스파르타, 아르고스, 테베, 코린토스였다. 도시 국가는 대부분 혈연으로 맺어진 작은 공동체에 불과했기에 시민들의 충성심은 깊었지만, 폐쇄적이고 배타적이었다.


각각의 폴리스들은 독립된 사회적 공동체로서 독자적인 정부와 관습법, 종교의식, 지역 방언을 가졌다. 그들은 이방인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다른 국가와 합치지 않았다. 기껏해야 종교 활동이나 군사동맹을 맺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종교를 믿었기 때문에 한 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문화적 통일의 경이로움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그리스 언어권의 세계를 문명과 문화적 정체성의 통일된 서술로 통합해냈다. 그러한 이유로 기독교의 성경과 더불어 서양 문명의 근원으로 숭배받았다.


『일리아스』의 내용은 그리스와 트로이아의 전쟁이다. 전쟁의 원인은 여자 때문이다.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가 메멜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를 유혹하여 도망치자, 메넬라오스의 형 아가멤논은 헬레네를 되찾고 복수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다. 그리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에게 참전을 부탁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는 여신 테티스이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에게 트로이아인의 화살에 죽을 운명이라면 참전하지 못하도록 한다. 아킬레우스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오스와 약속 때문에 명예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다.


아킬레우스는 신의 보호를 받는 몸이라서 전쟁에서 많은 공은 세운다. 전리품을 많이 획득했지만,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하사한 여자 브리세이스를 빼앗는다.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에게 하소연하고 테티스는 제우스에게 아킬레우스가 당한 모욕을 복수해달라고 부탁한다. 제우스는 약속하고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트로이아가 승리하도록 도와준다.


아킬레우스는 전쟁 중에 아가멤논과 다툼으로 전쟁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의 배에 머문다. 제우스의 도움으로 트로이아의 헥토르는 그리스군을 몰아친다. 그리스군은 패배 직전까지 상황이 불리해지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제우스의 도움으로 그리스군은 멸망 직전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도움으로 다시 승기를 잡는다.


포세이돈과 제우스, 하데스는 친형제다. 크로누스의 아들들이며 천지를 바다, 하늘, 저승으로 구분해서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포세이돈이 제우스의 명령을 어겨 그리스군을 도와준다는 것을 제우스가 알고 이리스를 보내 전쟁에서 빠지라고 한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가고 제우스는 다시 아풀론에게 헥토스를 도와주게 한다. 트로이아군은 그리스군을 궁지로 몰아넣고 마지막 저항선을 파괴했다.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틀로스에게 전황을 알아보게 한다. 파트로클로스는 그리스군이 궁지에 몰려있다고 보고하고 참전을 진언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거절한다. 파트로클로스는 아킬에우스에게 투구를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아킬레우스는 자기 투구와 갑옷을 빌려주고 명예를 되찾으라고 한다. 그러나 파트로클로스는 전사한다. 파트로클로스의 전사 소식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분노하고 전쟁에 참가한다. 아킬레우스는 헥토스를 죽인다.


아킬레우스는 헥토스의 동생 파리스의 화살에 발뒷꿈치(아킬레스건)를 맞아 죽는다. 불멸의 신들과 필멸의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전쟁을 일으키고 패망하고 부흥한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에 여자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영부인 특검 문제가 발단의 원인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기롭게 난국을 헤쳐가는 것도 결국 필멸의 인간 몫이다.


책 소개

『처음 읽는 일리아스』 양승욱 지음. 2024.08.12. 탐나는책. 350쪽. 17,000원.

양승욱. 신화학자. 교육자, 동서신화연구소 소장. 저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사』, 『지금 시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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