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우리를 맞아주고 잡지 않고 바라보는 너에게 감사하며

by 우산

나무 뒤에 나무,

나무 앞에 나무,

키가 큰 나무 뒤에

키 작은 나무,

키 큰 풀 옆에

키 작은 나무 한 그루

줄 맞추지 않고 서 있다.


오월이 되면

푸르른 녹음 따라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가 팔을 뻗는다.


더 가지려는 팔이 아니라,

태양과 우주를 향해

하늘이 준 뜻을

다하려고 뻗은 팔들.


누구에게든 열린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햇살도 지나고

휘파람새 소리도

자유롭게 지난다.


시월이 되면

키 큰 나무의 잎새들

얼굴 붉히며

바람 따라 떠나가고,

키 작은 나무 잎새는

노란 얼굴로 흙을 따라 뒹군다.


시간을 따라 숲을 거닐면,

키 큰 나무 위에

햇살이 준 열매가 익고,

키 작은 나무

풀씨를 받는다.


겨울이 와도 나무는 팔을 접지 않고

누구든 맞이한다.

어서 오라고,

누구든 쉬어 지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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