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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Feb 06. 2023

두루미를 찾아 1 강화 동검도

철새 두루미

철원을 지나며 두루미 서식지를 들르지 못해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강화에도 두루미가 있다고 하여 동검도로 길을 떠났다.

두루미의 우아한 걸음과 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점잖게 먹이를 먹는 모습만 보고 왔다.

두루미 같이 큰 샤는 한 번 나는데 30분 먹은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하니 여간해서 날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놀라지 않게  해야 한다.

강화의 황새

한 시간 넘게 새를 바라보다가 망원렌즈를 놓고 사진을 찍는 분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두루미는 언제 날아가나요?'하고 물으니 뻘에 물이 찰 때까지 먹고 날아간다고 한다. 5시는 넘어야 날개를 펼칠 것 같다.

잠깐 라보다 차로 들어오는데도 추워 한 시간쯤 바라보다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가는 길에 동검도에서 만난 해물칼국수 집에서 남편과 맛나게 푸짐한 해물 블루베리 칼국수면을 먹었으니 다행이라 할까.

우연히 둘른 집이었는데 해물이 신선하고  양도 많이 주어 단숨에 후루룩 먹었다.

면도 직접 제조한 면이라는데 메밀인 줄 알았더니 블루베리를 넣어 반죽했다고 한다.

두 쌍으로 보이는 황새가 나란히 갯가에서 오랫동안 식사를 하는 시간은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 그들로서는 진지한 생의 과제를 하는 시간이다.

남편과 나도 참 진지하게 밥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먹고 살아왔다. 다행히 식성이 많이 다르지 않아 식구로서 이십 년 넘게 함께 먹고 살아왔다.

정신없이 홍합, 가리비 오징어를 몰두하며  우리는 황새부부가 좋아하는 먹이를 익혀 먹으며 우리 삶의 중요한 과제를 했다. 의식주 중 식의 해결.

맛나게 먹는 일을 치른  우리 부부나 황새 부부나 사는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삶에는 조금 더 많은 욕구와 갈등이 있겠지만.

다음에는 철원 양지리로 가서 머리와 눈가에 빨간 장식이 있는 두루미를 만나야겠다.

삶의 기본에 충실한 황새 가족에게 꾸준함을 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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