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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Mar 01. 2023

태안 신두리 해안 사구

바닷가의 잔잔한 평화

작년 말 인턴을 시작해서 졸업 논문 쓰며 힘겹게 학교를 마무리하고 취업한 둘째.

한 달 야근하며 첫 공모전 작품을 마무리하고 휴가를 얻었네요.

힘들었으니 온천 가서 몸을 풀고 싶다고 하고 저도 학기  시작 전에 그러고 싶어  수안보로 가자 하였는데  바닷가에  스파 하며 여유롭게 보내자  태안으로 왔습니다.

무엇보다  여유롭게 멍 때리고 싶다고 하는 딸아이가 기침을 하여 여행을 가야 하나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병원 약처방도 있고 느긋하게 스파 하면 낫지 않을까 하여 대추, 감초, 수세미, 도라지 달인 물도 챙겨 길을 떠났습니다.

걸음이 불편한 친정어머니도 이 여행에는 가능하실 것 같아 함께 갔습니다.

천수만의 꽃게장 정식

 가는 길에  천수만과 신두리 해안 사구가 있어 들렀습니다.

혹시 두루미가 있을까 했는데 날이 많이 따뜻해졌으니 두루미는 이미 북쪽으로 갔나 봅니다.

기러기들이 대열을 정비하여 날아오르더군요.

기러기들의 옅고 진한 깃털이 수묵화  속의 그림처럼 잔잔하게 고와 보였습니다.  사실은 보호색이었네요.

이들은 돌고래처럼 음파로 말하는지 소리고 없이 다음 동작으로 이어집니다.

천수만에서 꽃게장 정식을 먹고 신두리 사구에 들렀습니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멀리 바라만 보던 모래언덕을 이름도 예쁜 소근리를 지나가 보았습니다.

마른 해당화열매와 가시 돋친 줄기가 지키는 모래언덕은 평화 그 자체였습니다.

바람이 딸의 기침을 더하게 할까 걱정되었자만 마스크를 쓰라하고 딸의 손을 꼭 잡고 걸었습니다.

설계디자인을 하느라 지친 딸은 사구의 풍경을 무척 좋아하더군요.

바닷물도 그곳에서는 속삭입니다.

친정어머니는 걸을 자신이  없다며 사구 출입구 옆 슈퍼에서 난로 옆에 앉아 주인과 사구의 역사와 그분의 인생 담을 듣고 전해주십니다.

이쯤 되니 태안의 모래언덕은 세 명 모두에게  모래처럼 고운 의미를 쌓아주었네요.

이 모래가 중국에서 날아와 쌓인 것이라는데 고운 것 좋은 것만 날아오면 좋겠습니다.

취업 선물로 딸이 고르고 비용을 낸 숙소는 남에 딱 들었습니다.

바가 전망과 세련된 구조와 공간배치, 스파와 바베큐장이 란다에 있고 냄새도 퍼지지 않는 구조.

준비해 간 고기를 구워 먹고 스파를 한 딸이 기침 없이 잘 자고, 혼자 사시는 친정어머니도 오랜만에 꿀잠을 주무십니다.

새 학기 수업계획을 해야 하는 저는 1교시 한문 학습의 필요성을 생활과 과학과 문화가 어우러진  단어 사구로 시작해야겠다 싶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운 고기를 넣은 된장찌개로 아침을 먹고 몽산포해수욕장을 걸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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