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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Mar 28. 2023

봄마중, 꽃마중

꽃 보며, 사람 보며


새로 만난 꽃송이들 보며

 얼굴 보고 이름 외고

중학교 생활 안내하고


처음 하는 자유학기 담임

이렇게 하고 저리도 하고

곁눈질로 살짝 엿보고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얼굴 보고, 맘 헤아리며

하루하루 마감일 맞춰

자판 두드리다

3월이 폴짝 말일 가까이 뛰어내렸다.


손주 볼 나이가 되었나

초등학생 티를 못 벗은 아이들

어설프게 목소리 굵은 녀석들

보아도 보아도

사랑스럽고 무엇을 해도

입가에 미소가 든다.


애구  꽃들 바라보다

진달래 꽃봉오리도 놓치고

벚꽃 봉오리 숨 쉬는 것도 놓쳤는데 ,


눈 이쁜 녀석이

늦둥이 매화를 찾아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 달란다.


저쪽에 작은 꽃도 피었다  하여

얼른 가보니

깃대 아래 보라색 제비꽃이

자리를 잡았다.


라켓 잡고 공치던 눈이

어찌 이걸 봤을꼬.


무슨 인연으로 만난 인꽃과

봄꽃을 반기며 웃는다.


진달래 피는 것 못 보았어도

이리 맘이 이쁘고

눈이 이쁜 아이를 만났으니

이봄이 다간들 아쉬울 것이 무엇인가.


어느새 집 앞에 하얀 촛불처럼 올라온

탐스런 목련이 나를 기다려 피고 있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 또한 봄의 축복 아니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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