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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 사랑2
문학산책[수다테라피]수록 작품을조금 요약했습니다
by
우산
Jul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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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이는 아직도 버들가지, 코스모스 같은 말들이 어울리는 마르고 날씬한 몸매에 목소리도 여전히 작고 가늘다. 영원히 연약하고 순진한 모습으로만 있을 것 같더니 사업을 하며 세상을 사는 지혜를 배운 그녀는 강한 여자가 되었다.
결혼 후 남편의 분노조절 장애를 겪으며 신경쇠약 때문에 약을 먹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극복했다고 한다
.
이혼과 재혼을 하며 겪은 세월 속에서 두 번째 시작하는 결혼 생활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남편을 둘러싼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갔다.
지금은
남편과 사업을 함께 하며 회계, 배달, 거래처 관리까지 하고 있다. 새로 시작한 가정만은 어떤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게 든든히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저 편안한 두 번째 항로를 택한 줄 알았는데 가정을 위하여 야물게 터를 다진 이야기를 들으니 그녀가 소나무 기둥처럼 든든해 보인다.
미처 몰랐던 전 남편의 가정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야,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고 이해하기보다 오해하고 있었던 내가 옹졸하게 느껴지고 미안하다.
아들 이야기를 하며 많이 미안해하는 그녀에게서 자식의 상처에 제 손가락 물린 듯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폭력적인 면을 본 적이 있는 아들은 엄마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때로는 원망을 했다고 한다.
재혼한 남편의 큰 아들이 아기를 낳아 벌써 할머니가 되었다며 사랑스러운 눈길로 손녀사진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니 새가정이 행복해 보여 마음이 놓인다.
그녀 집에 처음 갔을 때 순영의 남편은 고기가 많이 붙은 돼지 등뼈를 한 박스 주었다. 양이 많아 동네 사람 몇에게 넉넉하게 나누어 주었다. 오늘도 통 크게 한 박스를 주며 이 공장 하는 동안은 등뼈를 마음껏 먹게 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줄 테니 자주 오라고 한다.
친구도 만나지 않고 외롭게 지내는 집사람 자주 만나달라는 당부를 몇 번이나 하는 그의 말에서 아내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 나온다.
얻어온 감자탕을 우거지 대신 묵은 지를 넣고 인삼도 넣어 갖은 양념과 함께 푹 끓인다. 간을 보니 친정어머니의 손맛 깊은 김치와 아내 사랑 깊은 친구 남편의 정이 있어 그런지 국물 맛이 깊고 개운하다.
감자탕의 화룡점정인 들깨를 넣어야 할 차례다. 괜찮을까 하며 좀
오래된 들깨가루를 넣어 본다. 국물 맛을 보니 처음 맛을 영 잃어버리고 느끼하다.
급히 파, 마늘, 고춧가루를 더 넣으니 처음 맛은 나지 않고 그냥 먹을 만하기는 하다.
결혼이란 선택이다. 이미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을 위하여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양념과 우거지, 등뼈가 푹 고아져야 제 맛을 내듯 가정이란
가족 구성원의 이해와 노력이 사랑 안에서 푹 우러나야 한다.
하지만 잘못된 재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온전한 맛이 나지 않는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을 품고만 살 수는 없다.
새로운 선택을 옳다 그르다고 한마디로 말할 수 없지만 두 번째 선택한 가정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새로운 선택을 한 순영이가 새로 만난 가족과 푹 우러난 감자탕처럼 맛있는 행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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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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